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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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

한바탕 비가 내린 후 잿빛 하늘은 허여멀건 회색으로 조금 환해졌다. 하루 한 번은 산책을 나가 볼 일을 봐야하는 강아지를 위해 급히 산책을 갔다. 남한강의 세찬 물살은 이미 에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 여름의 더운 온도가 기운을 잃어 시원해져서 산책하기에 딱 좋았다. 헉헉 거리며 혀를 내놓고 걷는 강아지가 오늘은 얌전히 풀냄세를 맡으며 산책을 즐긴다. 정말 사람과 똑같다. 어느 정도 가다가 삼거리가 나와서 되돌아서서 오려고 하는데 강아지가 걸을 기미가 없다. 진행방향을 바라보며 버티고 서있다. 나는 할 수 없이 조금 더 가서 슬그머니 돌아서서 되돌아왔다. 전에도 그런 적이 많았는데 오늘 또 그런다. 자기 심정을 몸으로 말해준다. 오면서 강아지가 풀을 뜯어 먹는다. 다른 산책길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끌지..

이야기 2020.08.22

구슬

산이 머리를 풀고 드니 풀숲도 내도 옷자락을 흔들며 발끝까지 굽이친다. 잠잠하던 들판도 온갖 빛깔로 결실의 꿈을 한데 모은다. 휘젓고 싶어도 휘저어지지 않는 너른 하늘이 가슴까지 와 닿는다. 아무 데나 부딪혀 깨질듯한 想念 궁굴려져 또아리 틀고 감추어도 드러나는 아집 산 그늘에 절였다가 들판에 쏟아지는 농부의 땀에 삭혔다가 하늘 한번 들이마시고 나면 내가 품은 구슬 나의 작은 우주는 숨소리도 죽이고 산은 산대로 들은 들대로 있는 그대로 맞아들인다.

2020.08.22

한국의 슈바이쳐 김종양 선교사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에서 코로나로 투병중, 이중국적 국민청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열병을 앓고 있다. 몰아치는 태풍을 피해가기 어려운 것처럼 비껴가지 못하고 코로나라고 하는 태풍의 핵 속에 갇힌 소중한 분이 계시다. 바로 나와 남편의 형님 내외분이신 김종양 박상원 선교사 부부시다. 변변한 병실과 약품도 없는 아프리카에서 코로나를 앓고 계시다. 코로나로 먹을 게 없어 고통받는 현지인들을 위해 사랑의 식량 나누기를 하다가 걸리신 것 같다. 선교활동중 못 먹어서 폐병도 걸리고 말라리아에 걸리기도 했고 심장 수술도 하여 심장약도 복용중이시니 기저질환자시다. 지금도 일년에 한번 한국을 방문하여 약처방도 받고 건강체크를 하신다. 한국에 있다면 한국의료진의 우수성을 누구나 인정하는 바 걱정이 덜 한데 아프리카에 계시니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다. 두 분도 약을 먹으며 자택에..

수필 2020.08.18

양평 양서면 도곡리 질울고래실마을 산책

양평역에서 서울로 가는 길에 질울고래실마을 입구 간판이 있다. 그 때마다 마을의 이름이 특이하여 꼭 가봐야겠다고 했었다. 오늘 우연히 가게 되었다. 사실은 신원역 맞은 편에 있는 강변공원을 산책하려고 길을 나섰기 때문이다. 공원 입구에 주차를 하고 내려가서 공원길을 걸었다. 가는 중에 공원의 풀을 깎는 분들이 대여섯명 수고하고 있었다. 가다가 굴다리밑으로 가는 데크길이 있어서 가보니 질울고래실마을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농촌체험마을답게 소박하지만 잘 꾸며진 쉼터, 아이들의 극기훈련용 흔들다리. 작은 개울을 건너는 통나무다리, 마을을 돌아보도록 만든 경운기 달구지 기차, 수영장, 움막이 있었다. 마을기업형 체험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개울을 따라 올라가며 보이는 풍경도 아..

행복여행 2020.08.17

양평 개군면 앙덕리에서 레포츠공원 산책길

회현리에서 앙덕리 마을회관을 갔다. 가는 길에 회현리 마을 풍경을 보니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같다. 석장리 그린망고 카페도 지나서 간다. 충주로 가는 강변 자전거길이 앙덕리마을회관에서 끊어진다. 자전거타는 사람들은 레포츠공원 가는 길로 돌아서 간다. 나는 그 길이 궁금해서 자동차로 따라가봤다. 낮은 산을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올라가서는 잠시 숨을 돌리는 자전거족을 보았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보니 고개가 쉬운 길은 아니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신나게 내려갈 것같다. 내려가서는 구미리 입구도 지나갔다. 오른편에 흑천이고 흑천건너에 뚝방 산책길이 나왔다. 얼마전에 걸었던 길이다. 흑천이 오른쪽방향으로 휘어지며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산책길이 나와서 길 옆에 주차를 하고 걸었다. 산책길 양쪽의 나무들이 다르다..

행복여행 2020.08.16

양평 전원주택에서 살아남기-버릴 수 없는 욕심 한 가지

다른 날보다 일찍 아침을 먹었다. 밖을 내다보니 꽃밭에 풀들이 두 뼘이상 자란 게 보인다. 주섬주섬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찾아 쓰고 나갔다. 밖에 몇 번 쓰다가 던져 놓은 장갑을 끼고 호미와 풀뽑는 기구를 들고 삐죽히 연산홍 나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풀을 찾아 축대쪽으로 갔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복숭아나무에서 소나무 있는 곳까지만 뽑아줘야지.’했는데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뽑다보니 가시오갈피있는 곳까지 왔다. 허리를 펴고 시계를 보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흘렀다. 목에 두른 수건이 다 젖었다. 남편도 내가 나오자마자 텃밭으로 가서 열심히 수행중이었다. 우리는 풀뽑기를 ‘수행한다’고 한다. ‘이 놈 때문에 아직 어린 연산홍이 잘 크지 않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 잡초는 모두 다 뽑아야 한다. ‘얘는..

수필 2020.08.13

고추 따서 건조하기

오랜 장마로 고추도 몸살을 앓는다. 비 오는 틈틈이 날씨가 잠깐이라도 개면 고추를 따서 건조해야 한다. 커다란 건조기는 없고 과일이나 호박 조금 건조하는 작은 것밖에 없어서 많이 딸 수도 없다. 누렇게 물렁거리며 떨어지는 고추를 보면 탄저병에 걸릴까봐 걱정이 된다. 첫 번째 건조는 작은 건조기에서 했다. 나눠서 하고 마르면 또 넣고... 55도로 해서. 고추는 따서 이틀 가량 그늘에서 두었다가 말린다. 그동안에 멍든 것처럼 푸르스름한 부분이 붉게 익어간다. 모두기 경험많은 농부들의 지혜다. 두 번째 건조는 이웃집에서 헸다. 장마로 고추가 너무 익어 터지는 상황이 생긴 후다. 고추 언제 따실 것인지 물어봐서 같이 넣기 위함이다. 따오라는 날에 갖다 말렸다. 55도로 55시간 설정하면 된다. 몇 집이 같이 ..

이야기 2020.08.12

저녁 이후

바쁜 손을 씻으며 내 안에 소리치는 불협화음 거두어 산 자락에 소원 하나 얹어 놓는다. 한낮에 눌린 어깨 된장국에 풀어 해갈하는 강줄기 몇올 남은 빛의 머리칼 야윈 핏줄의 신음 소리 언 땅에 묻고 웃을 채비를 하는 들판에 갈갈이 흩어져 날리는 것들 잠 재우는 어둠의 밀물 조금씩 허물어지는 너와 나의 경계 산 너머로 돌아가는 시간을 붙잡고 가까이 다가서며 더욱 멀어지며 오한을 앓는다. 산도 하늘도 가슴을 마주대고 침몰하며 변신의 깃을 치는 저녁 이후.

2020.08.09

양평 서종면 정배1리 주변 산책

양평에서 가볼만한 산중에 중미산과 유명산이 있다. 양평역에서 옥천면을 지나 고갯길을 올라 내려가는 길에 중미산 천문대가 있고 유명산 자연휴양림도 있다. 서종가는 길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의 정배리쪽으로 가면 중미산이고 직진하면 유명산이다. 나는 서종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숲이 우거지고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깊은 숲속에 온듯하다. 다른 곳보다 기온이 낮다. 개울도 가까이 있어 펜션이 많다. 전에 한 친구는 정배리에 전세를 얻어서 2년 살다가 서울로 갔는데 그 집을 지나면서 보았다. 산책을 하려면 주차를 편안한 곳에 해야한다. 주차할 곳을 찾다가 정배1리 마을회관 길건너편에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를 했다. 정배리의 산책길을 탐색해볼 예정이었다. 마을회관 주차장에는 건강 헬스기구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개울물이 ..

행복여행 2020.08.08

양평 지평면 월산리 미리내 힐빙클럽에서 행복한 시간을

요즘 장마로 집안은 눅눅하고 산책도 못해서 사람만 힘든 게 아니고 고추도 힘들어 한다. 빨갛게 익어간 고추가 터지고 벌레가 구멍을 뚫어 침투하기 시작하여 누렇게 힘없이 떨어지는 것도 있다. 건조기라도 큰 것 있다면 따서 말리면 좋으련만 늘 말리던 이웃집에서 고추 딸 생각을 안 하니 어쩌란 말인가. 할 수 없이 과일 말려 먹는 작은 식품건조기에도 말렸었다. 이웃집에 가서 의논을 한 후 고추를 넣기로 한 날이 58시간 전이다. 고추가 다 말랐으니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다른 분이 또 건조기를 쓸 모양이었다. 빈 자리가 남으니 더 말리라는 말에 부지런히 밭에 가서 고추를 땄다. 윗집에서도 오셔서 같이 따주었다. 남의 눈칫밥을 먹으려면 발이 손이 빨라야 한다. 윗집도 같이 말렸는데 아침에 이미 고추를 땄..

행복여행 202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