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장마로 고추도 몸살을 앓는다.
비 오는 틈틈이 날씨가 잠깐이라도 개면 고추를 따서 건조해야 한다.
커다란 건조기는 없고 과일이나 호박 조금 건조하는 작은 것밖에 없어서 많이 딸 수도 없다.
누렇게 물렁거리며 떨어지는 고추를 보면 탄저병에 걸릴까봐 걱정이 된다.
첫 번째 건조는 작은 건조기에서 했다. 나눠서 하고 마르면 또 넣고...
55도로 해서.
고추는 따서 이틀 가량 그늘에서 두었다가 말린다. 그동안에 멍든 것처럼 푸르스름한 부분이 붉게 익어간다.
모두기 경험많은 농부들의 지혜다.
두 번째 건조는 이웃집에서 헸다. 장마로 고추가 너무 익어 터지는 상황이 생긴 후다.
고추 언제 따실 것인지 물어봐서 같이 넣기 위함이다. 따오라는 날에 갖다 말렸다.
55도로 55시간 설정하면 된다.
몇 집이 같이 넣으니까 구분을 해야 한다. 꼭지를 딴 집 것 몇 층 우리 것 몇 층 이렇게 세 집이 넣었다.
우리 집 고추가 한 칸 더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전문 농사꾼보다 많으니 참.
마음속으로는 기쁘지 않다. 할머니가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고 또 수술도 하셔서 돌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주말에 아들이 와서 봐주기는 하는데....
고추 꺼내는 날 또 고추를 넣으라고 해서 부리나케 비를 맞으며 고추를 땄다. 이틀 지나고 7시간 지나면 어김없다.
세 번째 말리고 있다. 이번에도 우리 고추가 제일 많았다. 옥수수도 우리 것이 잘 돼서 따드렸는데...
이제 많이 열릴것 같지는 않다. 고추에 병이 안 걸리면 좋겠다.
비 온 후 개었을 때 약을 쳐야 한다는데 우리는 안 하기로 했다. 김장할 분량은 나온 것 같으니까.
시골에서는 고추 마늘이 제일 중요하다. 김장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배추와 알타리무를 잘 키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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