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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푸른*들 2020. 8. 22. 22:22

산이 머리를 풀고 드니

풀숲도 내도 옷자락을 흔들며

발끝까지 굽이친다.

 

잠잠하던 들판도

온갖 빛깔로

결실의 꿈을 한데 모은다.

 

휘젓고 싶어도

휘저어지지 않는 너른 하늘이

가슴까지 와 닿는다.

 

아무 데나 부딪혀 깨질듯한 想念

궁굴려져 또아리 틀고

감추어도 드러나는 아집

산 그늘에 절였다가

들판에 쏟아지는 농부의 땀에 삭혔다가

하늘 한번 들이마시고 나면

 

내가 품은 구슬

나의 작은 우주는

숨소리도 죽이고

산은 산대로

들은 들대로

있는 그대로 맞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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