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들판

푸른*들 2020. 8. 5. 21:48

소리는 못 들어도

감촉은 예민한 살갗에

처음엔 작고 귀여운 망울 하나 돋더니

어느 날

따뜻한 입김은

가슴을 녹이고

뿌리 언저리에 서성이는 시심을 녹이고

형형색색으로 돌출하는 생각의 창고를 돌아

내 온몸은

망울이 숲을 이루더니

꽃샘 바람도 쉬어가고

사랑하는 그대의 손길도 쉬어가고

겨울 귀퉁이에 숨어서

길고 긴 사설을

젖은 옷가지에 내뱉던

어머니의 마른 기침도 뛰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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