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새벽 1

푸른*들 2020. 9. 21. 21:19

 

Ⅰ.

가장 낮은 조명아래

낯설은 것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도 빛과 함께 낯설어진다.

 

가끔씩 생기는 거리를 가슴에 묻고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빛과 어둠

살을 맞대고 있다.

 

Ⅱ.

빛이 힘을 잃고

어둠이 힘을 잃고

나 또한

버릴 것이라곤 목숨뿐

 

도매시장에는

막 잠을 쫒아낸 사람들이

질긴 생명을 건져 올린다.

 

옷깃에 떨려나는 빛

옷깃에 묻어나는 어둠

 

비린내에 취해 허우적거리다

간신히 빠져나온 빛은

아직 물러가지 못한 어둠을

차곡차곡 주머니에 접어 넣으며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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