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저녁 이후

푸른*들 2020. 8. 9. 21:30

바쁜 손을 씻으며

내 안에 소리치는 불협화음 거두어

산 자락에 소원 하나 얹어 놓는다.

 

한낮에 눌린 어깨

된장국에 풀어

해갈하는 강줄기

 

몇올 남은 빛의 머리칼

야윈 핏줄의 신음 소리

언 땅에 묻고

웃을 채비를 하는 들판에

 

갈갈이 흩어져 날리는 것들

잠 재우는 어둠의 밀물

 

조금씩 허물어지는 너와 나의 경계

산 너머로 돌아가는 시간을 붙잡고

가까이 다가서며

더욱 멀어지며 오한을 앓는다.

 

산도 하늘도

가슴을 마주대고 침몰하며

변신의 깃을 치는

저녁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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