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이야기 113

다알리아 키우기

봄에 이웃집에서 다알리아 세 뿌리를 주셨다. 작년에 이웃집에서 꽃피운 걸 보았는데 빨강색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보라색 꽃이 핀다. 꽃은 탐스럽게 피었다. 너무 무거워 장마에 부러지기도 했다. 굵은 줄기는 생각보다연약해서 잘 부러진다. 접시꽃이나 해바라기는 질기고 튼튼한데... 가을에 지고 나면 뿌리를 말려서 모래에 담아 창고에 두면 된다. 내년에도 어떤 빛의 꽃을 피울까 기대한다. 알뿌리들은 대체로 화려하고 꽃이 크다. 예전에는 많이 심었던 꽃인데 . 멕시코가 원산지라고 하니 신기하다. 작년에는 칸나를 심었는데 알뿌리가 얼었었다. 올해는 잘 관리해봐야겠다.

이야기 2020.08.01

황금낮달맞이꽃 키우기

작년 봄에 황금낮달맞이꽃을 5개 심었다. 겨울이 지나고 나니 꽃밭 바닥에 지피식물처럼 단풍이 든 잎들이 방사형으로 깔렸다. 무엇인지 몰라서 알아보니 달맞이꽃이란다. 앞줄만 다른 꽃밭에 옮겨 심었다. 뿌리가 다칠까봐 같이 품고 있는 흙까지 함께 이사를 보냈다. 줄세워 심었다. 옆에서 위에서 나온 새순들도 예뻤고 거기서 꽃이 피니 더 예뻤다. 쑥쑥 자라서 내 정강이만큼 올라와서 꽃을 피웠으니 말이다. 원래 있던 곳에서도 노란 꽃들이 황금 물결을 이뤘다. 아침마다 거실에서 바라보면 흐뭇했다. 때가 되어 시들어 떨어지고 나니 좀 지저분하다 싶어서 키를 낮춰 대를 잘라줬다. 그랬더니 다시 새순이 나오고 노란 꽃이 피었다. 처음 키워보는 꽃이라 잘라줄 생각을 못 했는데... 식물의 생존력~! 거름이 없으면 꽃을 피..

이야기 2020.08.01

해바라기 , 해바라기 씨앗 수확,

장마가 지나간 남쪽 지방에 물난리가 나서 힘든 사람들이 호소하는 말을 들어보면 애처롭다. 자동차가 물에 잠기고 집안에 물이 들어와서 대피소에서 지낸다. 우리 집에도 장마의 피해를 본 곳이 있다. 주차장 쪽 새로 조성한 꽃밭에 핀 해바라기들이 꺾이고 비에 젖어서 축축해진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다른 피해는 없으니 말이다. 물론 텃밭의 채소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하늘의 일이니 넘어간다. "해바라기 때문에 호박이 잘 안 열리지?" 이웃 할머니가 걱정을 해주시기도 했다. "잘 안 열리면 사다 먹으면 되죠." 남편의 말에 할머니가 할 말을 잃었었다. 해바라기가 처음 한 개씩 싹이 나고 자랄 때는 기대가 컸었다. 정말 해바라기는 쑥쑥 잘 자라서 3미터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송이를 셀 수 없을 만큼 많..

이야기 2020.07.30

쑥갓이야기, 쑥갓꽃 꽃꽂이, 라면엔 쑥갓을 넣어요

봄에 이웃에서 쑥갓 모종을 주셨다. 텃밭 빈 곳에 여기 저기 심었다. 작은 놈들을 포기 나눠 심었는데 어느새 키가 커지고 꽃이 피었다. 상추가 한창 많이 날 때는 꼭 쑥갓을 따서 같이 쌈을 싸서 먹었다. 향기로운 쑥갓 냄새가 좋아서다. 가끔은 데쳐서 나물로 해먹는데 소금과 마늘 다진 것, 참기름만 있으면 된다. 두부를 주머니에 넣어서 물기를 꼭 짜서 같이 무쳐도 맛있다. 매일 삼식이처럼 밥만 먹다가 별미로 라면을 먹을 때면 쑥갓을 한줌 마지막에 넣어 먹으면 그 향 때문에 라면이 독특한 라먼이 된다. 이웃에서 같이 커피를 마실 때 알려줘서 넣어 먹었더니 좋았다. 마치 우동에 쑥갓을 한 잎 넣어주는 것과 같다. 텃밭에 나갔더니 쑥갓꽃이 여러 송이 피어서 텃밭을 빛내고 있었다. 쑥갓잎을 따오면서 꽃을 잘라왔다..

이야기 2020.07.28

꽈리고추 따기, 꽈리고추찜 만들기

비온후라서 꽈리고추를 땄다. 며칠 동안 꽈리고추가 많이 자랐다. 다섯 그루를 심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열려서 내년에는 3그루만 심어야겠다. 많이 따서 반은 이웃집에 주었다. "필요하시면 가져가세요." 남편이 의향을 물었더니 커피 마시러 오라며 온 이웃 형님이 보시고는 반은 달라고 하셨다. 그 많은 것을 어찌할지 몰랐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고추찜하는 법을 형님한테 배워서 집에 와서 해봤다. 찹쌀가루가 있으면 좋다는데 없어서 대신 밀가루와 전분을 반씩 섞어서 했다. 꽈리고추를 씻어서 꼭지를 딴 후 포크로 구멍을 낸 후 밀가루를 무쳐서 찜통에 5분 정도 쪘다. 찐 것을 쟁반에 쏟아서 식혔다. 양념은 미리 만들어 놓았다. 비율로 해서 넉넉히 해놓았다. 보통 사람들은 사다가 하니까 200그램기준으로 하지만 나는 밭..

이야기 2020.07.25

여주 야채로 만든 요리

이웃집에서 여주를 2개 주셨다. 봄에 모종 2개를 심으셨는데 많이 열렸다. 쓴 오이라는 여주의 볼록볼록 한 모습이 신기하다. 반으로 갈라서 속을 긁어내었다. 씨앗이 군데군데 박혀있다. 오이 썰듯 썰어놓으니 볼록한 모습이 꽃의 반쪽처럼 예쁘다. 쓴맛을 빼내는 게 여주 요리의 시작이다. 다른 야채로는 양파 채 썬 것, 토마토 썬 것 그리고 계란 4개 풀어놓는다. 나는 소금물에 썰어놓은 여주를 넣고 20분간 기다렸다. 20분 이상 담가놓으면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한다. 건진 후 꾹 짜서 기름에 볶다가 양파를 넣고 볶는다. 양파가 살짝 익어갈 즈음에 소금을 조금 뿌려 간을 맞추고 토마토를 넣어 살짝 볶은후 계란물을 부어서 뚜껑을 덮고 익힌다. 계란만 익으면 된다. 먹을 때는 모차렐라 치즈를 뿌리고 전자레인지에 돌..

이야기 2020.07.24

고구마줄기 따기 2차, 고구마줄기나물 해먹기,마지막 고구마줄기 김치

고구마 줄기가 비 온 후라 많이 자랐다. 1차 따서 김치를 담가 먹었는데 또 한 번 땄다. 지난번에 큰 줄기 중에 안 딴 것들이 이번에 많이 자라서 좀 질긴 것도 있지만 대체로 괜찮다. 고구마줄기는 한 개씩 따지 않고 긴 줄기채 따서 그늘에서 한 개씩 따는 게 좋은데 이번에는 줄기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한 개씩 굵은 것 위주로 땄다. 다 따고 나니 또 두 바구니가 되었다. 한 바구니는 큰 형님댁에 보내기로 하였다. 이파리만 자르고 신문지에 싸서 과일박스에 담았다. 보내는 김에 여러 가지를 조금씩 쌌다. 고추를 종류별로 신문지에 싸고 부추도 베어서 싸고 아욱, 토마토, 오이도 넣었다. 풋고추, 오이고추, 청양고추, 빨간 고추. 시골에서는 신문지가 이럴 때 잘 쓴다. 이웃집에서도 신문지가 ..

이야기 2020.07.17

칼라 조롱박 이파리 곰팡이 제거, 제비콩 눈이 부시다

친구가 주어서 심은 칼라조롱박이 이파리 사이사이에 숨어있기도 하고 자신을 드러낸 것도 있어 텃밭을 신비롭게 한다. 그런데 처음에 호박심을 때처럼 순을 잘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남편이 심은 게 아니어서 그렇다. 내가 얻어다 내가 심었으니 남편은 고추 상추 쑥갓 가지 토마토 마늘 양파에만 관심을 쏟았다. 이제사 조롱박 덩굴을 보니 엄첨 많이 자라서 오이섭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그나마 그 옆의 오이는 매알 곁순 떼어내고 덩굴 내리고 하면서 조롱박은 찬밥 신세다. 얼마전 겨우 한 번 같이 이파리와 덩굴을 잘라내고 좀 숨통이 트였을까 했는데 또 많이 자랐다. 바람이 통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긴다고 라디오에서 수원씨앗박묽뫈장님이 말씀하셨는데 그말이 딱 맞다. 비온후 오늘 아침은 텃밭에 나가 조..

이야기 2020.07.14

들깨 심는 날

들깨 모종을 한 판에 팔천원 주고 사왔다. 몇일 후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오늘은 꼭 심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전에 산책을 하고 오후에 심기로 했다. 밭 두 이랑을 파고 정리하느라 남편은 땀을 뻘뻘 흘렸다. 한 줄은 마늘, 한 줄은 양파를 심었던 자리다. 비닐도 벗겨내고 말이다. 우선 땅밑 벌레들을 진정시킬 약을 뿌리고 들깨를 심는 자리는 양 옆으로 심었다. 간격은 60센티로 했다. 삽자루 망가진 것으로 구멍을 뚫고 모종을 넣어 심고 살짝 눌려서 심었다. 구멍이 좀 깊은 것은 흙으로 메꿔가면서. 어린 들깨가 네 줄로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귀엽다. 들깨는 두 놈씩 같이 심는다. 그래야 서로 견제를 해가면서 잘 큰다나. 어쩐지 작년에 떨어진 들깨싹들이 커서 옮겨심기도 했는데 크는 게 더뎠다. 이제는 컸지..

이야기 2020.07.04

고구마줄기 김치 담그기, 강낭콩 따기

고구마 밭에는 거름을 안 준다. 그리고 밭의 위치를 옮기다보니 올해는 밭 가운데에 고구마를 심게 되었다. 가물어서 물을 스프링쿨러로 뿌려주다보니 고구마밭에도 물을 주게 되어 줄기가 많이 자랐다. 이웃 사람들이 모두 놀러와서 고구마밭을 보며 줄기를 따야 한다며 거들었다. 비상이다. 원줄기에서 두 줄기만 남기고 모두 자르라며 시범을 보여 주셨다. 그래서 어제 고구마줄기를 잘랐다. 잘라놓은 줄기들이 산더미다. 마침 양평에 사는 친구가 있어 가져갈 수 있으면 하면서 카톡했더니 올 수 있단다. 친구가 쉽게 가져가도록 같이 줄기를 따고 잎을 잘라 넣어주었다. 지금부터 나의 인생은 덤이다. 전원생활을 하면서 부터다. 친구에게도 덤으로 호박, 고추, 꽈리고추, 양파를 주었다. 모두 조금씩. 너무 많이 주면 힘들단다. ..

이야기 202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