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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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벤치 만들기, 가다가 힘들면 쉬어야지

시멘트 벽에 간이 벤치를 만들었다. 앞에 꽃밭이 있던 자리인데 공사를 하느라 다져지고 꽃밭이 없어졌다. 내년에 다시 땅을 일구어 꽃을 심어야겠다.. 꽃을 심으며 일하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기댈 곳이 있어야 한다.. 공사하고 남은 벽돌이 많아서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시멘트로 바르지도 않고 그냥 벽돌을 사각형 모양으로 쌓아갔다. 세 개의 기둥을 하고 그 위에 방부목을 네 줄 모아서 박아 판자를 만들었다. 얹어 놓으니 벤치가 되었다. 약간 흔들거리는 것 같지만 잠시 쉬는 데에는 이상이 없다. 맨 끝부분에 가느다란 폭의 나무를 밑에 박아서 좀 더 튼튼하게 하여야겠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야지. 힘들 때 쉴 줄 모르면 아픔만 더해간다. 쉬어가는 방법 중에 우는 것도 있다. 슬픔을 느끼고 한바탕 울어버리면 시원하..

이야기 2020.12.05

추락하는 새를 살리자, 창문에 실리콘 하트 붙이기

추락하는 새를 살리자, 창문에 실리콘 하트 붙이기 베란다 옆 농기구 걸던 자리 위에 유리를 끼웠다. 유리를 끼기 전엔 비가 새어들어와 걸어놓은 것들이 젖어들어서다. 잠시 자리를 빌려 걸어놓은 양파망속의 땅콩, 무 꼬투리 씨앗, 마늘 타래가 비에 젖는다. 유리를 끼우고 나니 비가 들이치지 않아서 좋다. 어느 날 작은 새 한 마리가 바닥에 떨어져 죽었다. ‘이상하다, 새가 왜 여기서 죽었을까?’ 생각해보니 유리창에 부딪친 것 같았다. 정원 구석에 새를 묻어주었다. ‘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무얼 해야할까?’ TV에서 비슷한 일이 생긴 뉴스를 접한 기억이 났다. 빌딩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들. 그때 빌딩 유리에 점점이 보이는 점들의 시트를 붙여서 해결했던 것 같다. 나는 유리에 실리콘 모양의 그림을 붙이..

이야기 2020.12.04

[책]'책이 좀 많습니다'를 읽고

책, 너를 영원히 사랑하겠어! 서재에 많은 책이 있는 사람을 보면 나는 무조건 부럽다. 서점에 가면 그 많은 책들을 사고 싶어지지만 여건상 그렇게 많은 책을 사지 못한다.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지만 그냥 책이 내 옆에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책이 좋아서 일주일에 한 번 동네 행복북카페에서 지킴이 봉사도 한 적이 있다. 봉사하면서 그곳에 있는 책을 읽었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책표지도 책장 그림으로 디자인한 책을 펼치면서 얼마나 책이 많길래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의 그물에 걸리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그 그물에 걸린 사람이 모두 23명이었다. 소 제목을 보면 오지 방랑자의 한옥 책 거실, 너만의 판타지를 만들어봐, 책장에서 펼쳐지는 비정상 회담, 부엉이 소굴에서 반짝거리는 만화책, 비움의 미덕 아는..

디저트 2020.12.03

[책]'네팔의 아이들과 학교 이야기'를 읽고

사랑과 소통으로 행한 기적 지금 행복하냐고 누가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그러나 《네팔의 아이들과 학교 이야기》를 읽고 나면 ‘이만하면 나는 행복한 거네.’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을 이루는 요소 중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족간에 서로 존중하는 사랑과 소통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고 하게 되었다. 해외선교 및 원조활동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소통이 함께 해야 한다. 네팔의 아이들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도록 디딤돌을 놓아주는 데에도 이금연씨를 비롯한 국제가톨릭형제회의 회원들과 외국인 근로자회관을 찾아와 도움을 받았던 네팔 이주노동자들중에 네팔로 돌아가서 만났던 현지인들의 활동과 협조가 큰 역할을 하였다. 그들은 오로지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아주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네팔의 ..

디저트 2020.12.03

‘기차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얼음땡’ ‘색칠공부’ 놀이에 빠지다

5살짜리 손주와 6살자리 사촌누이가 놀러왔다. 이제 놀이의 방식이 달라졌다. 사촌누이가 줄넘기를 잘 한다. 손주는 아직 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기차놀이를 하잔다. 혼자 노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좋은 줄 안다. 줄넘기의 양쪽 손잡이를 할아버지가 잡고 마당을 빙빙 돌아다니며 기차가 된다. 계단도 올라가서 팔딱 뛰어내린다. 물 마시러 집안에 들어와서 잠깐 쉬는가 싶더니 이내 다른 놀이로 이동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너는 감시해.” 사촌의 말에 따라 손주는 옆에 서 있다가 가까이 가서 툭 치면 쏜살같이 달여와서 내 옷을 잡아당긴다. 정말 빠르다. 내가 일부러 늦게 뛰는게 아니다. 내가 술래가 되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할 차례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놀아주니 신나게 달리고 숨는다. 안방에서 시..

이야기 2020.12.02

양평 용문면 망능리 마을회관, 꿈꾸는 사진기 카페 산책

용문산으로 가는 초입에는 내가 즐겨갔던 광이원식당이 있고 풀향기허브나라가 있다. 조금 지나서 용문산으로 가지 않고 우회전하여 중원산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서 나오는 풍경은 화려하지 않은 시골풍경이다. 오늘 가려는 곳은 꿈꾸는 사진기 카페다. 양평의 여러 곳을 산책하며 찾아다녔는데 못가본 곳이다. 알고보니 중원계곡을 갈 때 지나쳤던 곳이다. 도로변에 있지 않아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네비게이션의 좌회전 신호를 놓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다른 곳을 산책하고 오면서 들리기로 하였다. 단월 향소리로 가는 도로에서 우회전하여 이름이 신기한 망능리로 가는 마을길로 들어갔다.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걸어갔다. 하얀 얼룩 젖소 농장에서 처음으로 하얀 젖소를 직접 보았다. 등치가 커서 그런지 진돗개도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행복여행 2020.11.29

울타리에 벽화를 그리고 싶다, 상상하면서 가슴이 뛴다.

벽돌을 쌓아 울타리를 만들었다. 울타리를 한 줄로 쌓아 좀 약해서 안쪽 벽에 미장을 하였다. 미장을 하고 나니 매끈해진 시멘트벽이 세 개 생겼다.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려줄 사람도 없으면서 꿈만 꾼다. 그러는 중에 동시인 이상교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동요와 관련된 것이었다. 내가 양평 강상면에 산다고 하니 세월리에 유명한 화가가 있는데 가봤다는 거였다. 아, 남한강 가까이에 사는 분이 계시는구나. 울타리에 벽화를 그리고 싶다고 했다. “직접 그려보면 어때. 그 화가는 바쁠거야. 비싸기도 하고.” “제가요?” “그럼, 왜 못해. 스케치하고 넓은 면은 넓은 붓으로 칠하고 윤곽 부분은 가는 붓으로 하면 되지.” 전화를 끊고나니 도전할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그리면 좋은가?’ ‘동화적인 풍경, 디자..

이야기 2020.11.28

딸기 단풍, 당신 자체로 빛이 납니다.

단풍이 이제 빛을 잃어간다. 찬란했던 우아한 빛은 내 사진 속에 남아 있다. 아니, 내 맘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횡성호수길을 갔을 때 보았던 단풍, 용문산 근처 개울가 빨간 단풍, 남한강 강변 입구 은행나무 단풍, 산중옛길 상수리나무 단풍... 우리집 마당, 꽃밭에도 단풍이 들었다. 이제 그 빛은 조금씩 사그라지고 있다. 영산홍 이파리도 붉그레하고 느티나무 이파리는 갈빛이다. 우연히 내 눈길이 가는 단풍이 있었다. 딸기 이파리였다. 아직도 푸른 이파리 속에 빨갛게 단풍든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의외로 예쁘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뻔한 것들이 많다. 아주 작은 풀꽃들이 꽃을 피워 올렸을 때처럼. 작은 풀꽃들에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준 딸기에게 말을 걸어주고 싶다.

이야기 2020.11.25

배추 우거지 오래 저장하는 방법, 우거지 된장국 끓이기, 시레기 말리기

요즘 배추와 무는 일년중 제일 맛있을 때다. 무는 깎두기를 해먹고 배추는 쌈을 싸먹고 우거지를 만들어 된장꾹을 끓여 먹는다. 배추 노란 고갱이로 쌈을 싸먹고 나면 푸른 겉잎들만 남는다. 전에 겉잎들을 삶으니 너무 많아서 나중에 먹으려고 냉동실에 넣어놓았다. 물론 물을 넣어서. 그런데 갑자기 국을 끓여먹으려고 하니 냉동된 우거지를 녹이는데 시간이 걸려 답답했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넣어놓으니 일주일도 못 견디고 변한다. 배추우거지를 오래 저장하려면 배추를 삶은 후 물기를 빼고 마늘과 된장을 넣어서 무친다. 무치기 전에 우거지를 먹기 좋게 잘 잘라 정리해야 한다. 무친 우거지를 비닐 봉지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달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더 오래 두었다가 먹을 예정인 경우는 냉동고에 넣으면 된다. 무청..

이야기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