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벽에 간이 벤치를 만들었다.
앞에 꽃밭이 있던 자리인데 공사를 하느라 다져지고 꽃밭이 없어졌다.
내년에 다시 땅을 일구어 꽃을 심어야겠다..
꽃을 심으며 일하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기댈 곳이 있어야 한다..
공사하고 남은 벽돌이 많아서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시멘트로 바르지도 않고 그냥 벽돌을 사각형 모양으로 쌓아갔다.
세 개의 기둥을 하고 그 위에 방부목을 네 줄 모아서 박아 판자를 만들었다.
얹어 놓으니 벤치가 되었다. 약간 흔들거리는 것 같지만 잠시 쉬는 데에는 이상이 없다.
맨 끝부분에 가느다란 폭의 나무를 밑에 박아서 좀 더 튼튼하게 하여야겠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야지.
힘들 때 쉴 줄 모르면 아픔만 더해간다.
쉬어가는 방법 중에 우는 것도 있다.
슬픔을 느끼고 한바탕 울어버리면 시원하다. 마치 쉬고 난 뒤의 개운함처럼.
좋은 생각의 작가 정용철은 슬픔을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변화의 공간이 된다.’고 하였다. 허무와 소멸을 알게 하기도 하지만 기쁨과 사랑을 민감하게 접촉시킨다는 것이다.
셀프로 한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어서면 나의 꽃밭은 새롭게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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