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짜리 손주와 6살자리 사촌누이가 놀러왔다.
이제 놀이의 방식이 달라졌다.
사촌누이가 줄넘기를 잘 한다. 손주는 아직 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기차놀이를 하잔다. 혼자 노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좋은 줄 안다.
줄넘기의 양쪽 손잡이를 할아버지가 잡고 마당을 빙빙 돌아다니며 기차가 된다. 계단도 올라가서 팔딱 뛰어내린다.
물 마시러 집안에 들어와서 잠깐 쉬는가 싶더니 이내 다른 놀이로 이동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너는 감시해.”
사촌의 말에 따라 손주는 옆에 서 있다가 가까이 가서 툭 치면 쏜살같이 달여와서 내 옷을 잡아당긴다. 정말 빠르다. 내가 일부러 늦게 뛰는게 아니다.
내가 술래가 되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할 차례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놀아주니 신나게 달리고 숨는다. 안방에서 시작하여 부엌, 계단옆, 베란다까지 달려나간다.
내가 어릴 적 놀던 놀이를 손주와 같이 하니 어릴 때 같이 놀던 동무들이 생각난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름 땡’ 놀이까지 하다가는 미술공부로 옮긴다.
“엄마, 진작 다닐 걸 그랬어.”
미술학원에 보냈떠니 엄마에게 하던 말이다.
한달 전만 해도 아무렇게나 그리던 녀석이 색칠공부를 하게 되었다.
색칠공부책 빈 여백에 아무렇게나 그어대며 ‘이렇게 했었는데 이젠 잘해.’ 라고 하면서.
사촌누이가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똑같이 따라한다.
똑같이 안 해주면 삐치기도 하지만 애교도 많다.
손주의 나들이 덕분에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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