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을 쌓아 울타리를 만들었다. 울타리를 한 줄로 쌓아 좀 약해서 안쪽 벽에 미장을 하였다.
미장을 하고 나니 매끈해진 시멘트벽이 세 개 생겼다.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려줄 사람도 없으면서 꿈만 꾼다.
그러는 중에 동시인 이상교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동요와 관련된 것이었다.
내가 양평 강상면에 산다고 하니 세월리에 유명한 화가가 있는데 가봤다는 거였다.
아, 남한강 가까이에 사는 분이 계시는구나.
울타리에 벽화를 그리고 싶다고 했다.
“직접 그려보면 어때. 그 화가는 바쁠거야. 비싸기도 하고.”
“제가요?”
“그럼, 왜 못해. 스케치하고 넓은 면은 넓은 붓으로 칠하고 윤곽 부분은 가는 붓으로 하면 되지.”
전화를 끊고나니 도전할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그리면 좋은가?’
‘동화적인 풍경, 디자인같은 그림, 시화, 내가 지은 시 등등’
아무래도 오랫동안 고민을 할 것 같다. 어쩌면 고민만 하다가 시간만 보내고 말 것 같다.
실행을 하지 못하더라도 행복한 고민이다.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을 상상하면서 잠을 자면 꿈속에서도 멋진 벽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포토존을 만든다.
울타리의 바깥쪽이 아니니 잘 못 그려도 괜찮다.
나는 늘 현실적인 것보다 상상적인 것들에 가슴이 뛴다. 그림을 그리자면 페인트도 만만치않게 들고 붓이며 신나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들텐데 말이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락하는 새를 살리자, 창문에 실리콘 하트 붙이기 (0) | 2020.12.04 |
---|---|
‘기차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얼음땡’ ‘색칠공부’ 놀이에 빠지다 (0) | 2020.12.02 |
딸기 단풍, 당신 자체로 빛이 납니다. (0) | 2020.11.25 |
배추 우거지 오래 저장하는 방법, 우거지 된장국 끓이기, 시레기 말리기 (0) | 2020.11.25 |
가자미조림 (0) | 2020.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