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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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산중옛길 산적공원 가을 산책, 나에게 주는 언어 처방

여름에 찾았던 세월리 산중옛길을 가을에 가보니 분위기가 새롭다. 갈빛 상수리나무 낙엽이 깔린 길을 바스락 소리 들으며 걸었다. 같은 길도 언제 가느냐, 어떤 마음일 때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한 여름엔 하루살이가 쫓아와서 귀찮기도 한데 겨울이 마중나오려고 기다리는 늦은 가을날에 걸으니 하루살이가 없어서 좋다. 여주로 가는 고속도로 밑에 주차를 했다. 전과 달리 주차장에는 산중옛길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그린 벽화가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또 산중옛길 입구에는 세월리의 새로운 사진이 하나 세워져 있다. 작은 개울물을 건너 계단을 올라가면서 다람쥐가 미처 가져가지 못한 작은 밤톨을 주웠다. 먹을 것도 아니면서 몇 개 줍는 맛에. 같이 산책하는 가족이 있어서 꾸준한 산책이 가능한 것이다. ≪내일 세상을 떠..

카테고리 없음 2020.11.25

가자미조림

냉동 가자미를 몇 마리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은지 2주일이 지났다. 가자미들이 언제 냉동고에서 나오나 할 것 같았다. ‘간장양념 만들어서 조려먹어야겠다.’ 고등어 조림 할 때도 그렇고 늘 무를 썰어 넣고 조리는데 무가 없었다. 텃밭에서 키운 무는 김장할 때 쓰고 깍두기 담그고 나머지는 큰집에 다 드렸다. 더 크기 전에 뽑아서 작기도 해서 저장할 것이 없었다. 작년에는 무가 많아서 겨울 내내 저장했다가 먹었다. 항아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무를 넣었다. 항아리를 땅을 파고 묻고 보온덮개 싸고 비닐을 덮었었다. 올해는 무가 없어서 못 하지만 괜찮다. 드릴 분한테 드리고 나니 없어도 배가 부르다. 참 가자미조림 해야할텐데. ‘배춧잎을 써야겠다.’ 배추는 몇 개 남아서 생 배추 이파리를 씻어서 냄비 바닥에 5개정..

이야기 2020.11.19

단호박 새우젓 국, 단호박 죽 끓이기, 단호박 죽 먹는 법

무엇이든 부족해도 탈이지만 넘쳐도 탈이 난다. 너무 잘난 사람은 주위의 시샘을 받게 되기 쉽고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은 주위의 손가락질이나 따돌림을 받게 되기 쉽다. 평범하게 사는 게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니니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할 것이다. 텃밭도 농사라고 농사가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다. 너무 비가 안 와서, 너무 많이 와서 탈이다. 거름이 적어서 잘 안되기도 하고 거름을 너무 많이 줘서 안 되기도 한다. 고구마는 거름이 많으면 잎만 무성해진다. 올해는 호박이 잘 안 되었다. 호박 주위에 해바라기를 심어서 그런지 해바라기만 쑥쑥 잘도 커나갔다. 내가 너무 해바라기를 예뻐한 모양이다. 해바라기가 다 자라서 장마철에 시들해지길래 씨를 맺은 후 다 잘라주었다. 그랬더니 그 후..

이야기 2020.11.18

경기 양평 용문면 신점리 용문산 입구 산책

양평에서 용문사를 가보지 않고는 양평에 갔다왔다고 할 수 없지 않나 싶다. 용문산의 기개를 닮은 사찰과 500년이상 된 은행나무가 용문사의 위상을 높여준다. 풍경도 뛰어나고 옆에 있는 중원산까지 어우러져 용문이 다른 면보다 넓은 읍내를 형성하고 있다. 언제 가도 좋은 곳이어서 용문사 입구에 가니 많은 차량이 대기하고 있어서 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쪽의 샛길로 들어갔다. 골짜기를 따라 집들과 펜션이 있는 곳이다. 그 길의 끝에는 군 사격장이다. 가는 길에 중원산으로 가는 길 표지판도 있다. 더 올라가니 너른 운동장을 지닌 펜션도 나온다. 또다른 등산로 표지판이 나와서 따라가니 작은 암자로 가는 계단을 발견하여 올라갔다. 어느 보살님들이 암자로 가는 길이 편하도록 화강암 계단을 놓은 것같다. 올라가는 ..

행복여행 2020.11.16

새벽 5시에 깨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고문이다.

햇살이 거실에서 부엌까지 기지개켜듯 키를 키운 아침나절, 덜그덕거리는 설거지 소리만 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햇살이 좀 따가워지는 여름날 한낮이면 더욱 더 고요하고 할 일마져 없는 한적함이 몰려온다. 방충망 틈새로 살랑이는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나절에는 밥을 먹고난 강아지와 개들의 활동시간이 다가온다는 신호처럼 짖어대는 소리로 마을을 깨운다. 더구나 개 다섯 마리 키우는 집의 개 짖는 소리는 저녁 산책나가는 개들이 있는 한 멈출 수가 없다. 그 소리도 이젠 귀에 익어서 아무렇지도 않다. 따라서 짖는 우리 집 개의 소리가 가까워서 더 소리가 클 뿐이다. 그리곤 저녁 여덟시경이면 잠잠해진다. 다시 고요가 찾아온 것이다. 을 쓴 작가의 말처럼 나도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고요를 즐기려고 시도해본..

수필 2020.11.15

경북 봉화읍 유곡리 닭실마을 산책, 국립청옥산자연휴양림, 명품숲길 산책

봉화는 도로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외진 곳이었다. 봉화에 가면 강아지도 송이를 먹을 정도로 송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이름이 생소한 닭실마을을 찾아 나섰다. 마을이 산으로 둘러쌓여있다. 닭실마을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자제들이 벼슬길에 많이 올라갈 정도로 마을의 운이 좋은 곳이다. 기찻길을 놓은 후에는 그 맥이 끊겼다고 한다. 마을 앞에는 기찻길이 있다. 교통수단으로 기차를 주로 이용했을 것이다. 알고보니 일제 강점기때 기찻길을 놓은 것이다. 유과가 유명하다고 해서 유과를 한 봉지 사서 먹으면서 걸었다. 양반댁들이라 집터가 넓고 담이 높은 기와집이다. 청암정 둘레에도 연못이 있어 다리를 건너 정자에서 계절의 변화를 즐겼을 것이다. 청암은 충재 권벌의 아들이다. 안동 권씨 집성촌이 된 것도 충재 권벌이 이..

행복여행 2020.11.15

강원 태백시 황지연못길 황지못, 오투리조트 산책길

나는 샘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샘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다. 뽀글뽀글 솟아나오는 물줄기를 좋아한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힘들게 살고있는 때엔 마음에 맑은 샘을 만들어야 한다. 방법을 찾아내려면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행을 가기전에 도서관에 들러서 ‘김미경의 리부트’를 대출받아서 목차를 봤다. 대전환을 두려워하지 말고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한다. 리부트 공식 4가지를 열거했다. 내게는 힘든 일이다. 그중에 무언가 얻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온텍트로 세상과 연결하라, 디지털 프랜스포머로 변신하라,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일하라, 생존을 걸고 투자하라는 말을 머리 구석에 살짝 저장하고 여행을 떠났다. 차창밖으로 펼쳐진 가을 세상을 눈과 입을 벌리고 받아들이고 즐긴다. 황지연못은 낙..

카테고리 없음 2020.11.14

강원 영월군 청령포, 장릉에서 엄흥도를 생각하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영월을 찾았다. 양평에서 가는 길마다 산을 물들인 가을빛이 친구들과의 외출을 설레게 한다. 빨갛지도 않은 노랗지도 않은 단풍이 반가이 맞이한다. 청령포에 가기전에 점심을 먹기위해 자그마한 식당을 찾았다. 김인수할머니순두부집이다. 노랗게 칠한 입구의 벽들이 환하다. 알루미늄네모난 쟁반에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평범한 반찬을 채워 내놓았다. 빨간 순두부, 하얀 순두부에 들어간 버섯, 바지락과 소고기 조금이 맛을 낸다. 순두부가 좋아서 다른 건 그저 그래도 통과다. 역시 하얀 순두부가 더 나은듯하다. 특순두부가 11000원이면 좀 비싼 편인 것 같다. 그래도 건강식이고 깔끔해서 맛있게 먹었다. 청령포. 누구나 아는 단종의 유배지. 배타고 건너가는 곳이지만 그 시간이 3분도 안 되는 거리..

행복여행 2020.11.13

깍두기 담기, 내일을 위한 서비스

내일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만남이라 기대도 되고 코로나로 주의할 것들을 마음속에 새긴다. 가방속에 미리 준비물을 넣어두었는데 1순위가 마스크다. 집마당에는 공사로 어수선한데 외출한다고 남편은 좀 불편한 기세다. 자동차를 주차장에서 빼기도 불편해서 버스시간을 검색해서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왔다. 간김에 또 새로 들어온 곳에서 책 몇 권을 대출하고 터미널에서 회차하는 같은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일꾼들이 간식을 두어 번 하는데 컵라면을 먹을 때는 깍두기를 내어놓은다. 다른 김치는 아직 안 익어서 그렇다. 김장할 때 한 깍두기가 조금 남았다고 하니 담궈놓고 가란다. 저녁 먹고 깍두기를 담기 시작했다. 무가 3개 남아있어서 모두 씻어 다듬어 썰었다. 무가 큰 편은 아니다. 소금 ..

이야기 2020.11.11

마늘 종자 심기, 양파 심기, 마음의 속도를 늦추자

하버드대 교수 탈 벤 샤하르의 행복학을 바탕으로 쓴 장샤오헝의 를 읽고 있다. 행복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조급한 마음은 불안을 초래하고 부정적 생각을 낳는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제목이다. 우리 집 울타리공사 등으로 집의 여기저기가 공사팀의 짐들과 연장으로 난장판이다. 텃밭의 채소도 다 뽑았으며 밭고랑도 다시 만들었다. 가래로 이랑을 다듬을라 치면 돌멩이들이 우후죽순처럼 틔어나온다. 고랑마다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쌓인다. 날씨가 점점 겨울로 다가가며 추워지는 것 같아 겨울준비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웃집들은 벌써 마늘을 심어좋았다. 남편과 나도 마늘을 심을 생각에 밭을 정리해가느라 한시가 바쁘다. 텃밭 가꾸기는 남편..

이야기 202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