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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담기, 내일을 위한 서비스

푸른*들 2020. 11. 11. 21:33

내일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만남이라 기대도 되고 코로나로 주의할 것들을 마음속에 새긴다. 가방속에 미리 준비물을 넣어두었는데 1순위가 마스크다.

집마당에는 공사로 어수선한데 외출한다고 남편은 좀 불편한 기세다. 자동차를 주차장에서 빼기도 불편해서 버스시간을 검색해서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왔다. 간김에 또 새로 들어온 곳에서 책 몇 권을 대출하고 터미널에서 회차하는 같은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일꾼들이 간식을 두어 번 하는데 컵라면을 먹을 때는 깍두기를 내어놓은다. 다른 김치는 아직 안 익어서 그렇다. 김장할 때 한 깍두기가 조금 남았다고 하니 담궈놓고 가란다.

 

저녁 먹고 깍두기를 담기 시작했다. 무가 3개 남아있어서 모두 씻어 다듬어 썰었다. 무가 큰 편은 아니다.

소금 세 숟가락 뿌리고 한 시간 정도 절였다. 너무 절이면 짜서 맛이 안난다.

양념은 고춧가루 6스푼, 마늘 생강 새우젓 3스푼 액젓 4스푼 매실엑기스 2스푼을 넣어서 만들었다. 양파와 배를 갈아야 하는데 배가 없어서 양퍄 반개에 도라지배즙을 넣어서 갈아서 절인 무에 넣어서 비볐다. 그리고 나서 양념을 넣어 버무렸다. 양념은 모두 넣지 않고 조금 남기고 버무리다가 먹어보고 간을 조절한다. 양념은 꼭 다 쓸 필요는 없다.

도라지맛보다 생강맛이 더 강해서 다행이다. 저녁이라 쪽파가 없어서 갓만 조금 넣었다.

 

깍두기 담기는 내일을 위한 서비스다.

외출을 허락해준 점에 대한 나의 배려다.

남편은 집에서 집안공사하는 분들과 소통하며 공사가 잘 되도록 옆에서 도우며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주차장 옆에 물빠짐이 좋도록 흙을 퍼낸 곳에 파쇄자갈을 퍼다 넣기도 하고 손길이 필요한 곳에 은근히 도움을 청한다.

일하는 사람들도 옆에서 도와주고 간식먹고 하라며 간식을 챙겨주니 꼼꼼하게 일을 한다.

모든 일에는 말로 하는 서비스도 있고 행동으로 하는 서비스도 있다. 부부사이의 부드러운 관계를 위하여 조금씩 노력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