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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월군 청령포, 장릉에서 엄흥도를 생각하다

푸른*들 2020. 11. 13. 22:03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영월을 찾았다. 양평에서 가는 길마다 산을 물들인 가을빛이 친구들과의 외출을 설레게 한다. 빨갛지도 않은 노랗지도 않은 단풍이 반가이 맞이한다.

청령포에 가기전에 점심을 먹기위해 자그마한 식당을 찾았다. 김인수할머니순두부집이다. 노랗게 칠한 입구의 벽들이 환하다. 알루미늄네모난 쟁반에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평범한 반찬을 채워 내놓았다. 빨간 순두부, 하얀 순두부에 들어간 버섯, 바지락과 소고기 조금이 맛을 낸다. 순두부가 좋아서 다른 건 그저 그래도 통과다. 역시 하얀 순두부가 더 나은듯하다. 특순두부가 11000원이면 좀 비싼 편인 것 같다. 그래도 건강식이고 깔끔해서 맛있게 먹었다.

청령포.

누구나 아는 단종의 유배지. 배타고 건너가는 곳이지만 그 시간이 3분도 안 되는 거리. 그 옛날에는 아마도 더 멀었을 것이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곳.

단종의 슬픔을 아는 듯 소나무들이 말없이 단종을 향하여 자라났다고 생각게 한다. 관음송...

언제 와도 비통함을 멈출 수 없는 곳이다. 서울을 향하여 바라보는 곳 아래도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장릉

단종이 영월에서 사사된 후 강물에 떠내려가는 시신을 몰래 거두어 장사지낸 엄흥도의 충성심이 돋보이는 단종의 능이다. 목숨을 걸고 지켜낸 것이다.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고자 엄흥도 정여각을 세워놓았다.

내일 세상을 떠나도 오늘 꽃에 물을 주세요.’를 쓴 히노 오키오의 책 제목이 생각난다. 내 뜻이 간절하고 굳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의미있는 일을 하라는 것으로 해석해도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