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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여행

양평 강상면 화양리, 신화리 산책

푸른*들 2020. 10. 21. 22:14

가을걷이가 끝나갈 즈음이다. 노란 벼이삭들은 이제 내년에나 보게 될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아직 콤바인이 일을 못한 곳이 있지 않을까 해서 화양리로 산책을 간다. 오랜만에 가는 곳이라 우리 진돗개도 연신 냄새를 맡으며 간다. 다행하게도 추수를 못한 논들이 있어 들판은 가을풍경이다. 바람에 넘어진 벼이삭의 물결 무늬, 콤바인으로 나락을 떨궈내고 나란히 누워있는 볏짚, 그냥 그 모습이 좋다.

 

화양1리 마을회관을 지나 새로지은 주택가를 지나간다. 같은 벽돌로 담을 쌓은 곳이라서 통일성이 있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신화1리 마을회관을 거쳐 숲속나무 어린이집을 지나면 언덕위에 새로운 주택단지가 모여있다. 각자 원하는 대로 지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전에 땅구경을 하려고 왔던 곳인데 그동안 많은 집들이 들어서서 단지를 이루었다.

이곳의 묘미는 교평리로 나가는 오솔길에 있다. 산길을 가듯이 구부러진 길을 걸어가면 교평리 앞 버스도로가 나온다. 전에는 완전한 오솔길이었는데 이젠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되었다. 개인 땅이라서 차가 다닐 수 없다고 했는데 다닐 수 있는가보다. 오붓한 산책길을 걸어 버스도로가 나오면 길건너에 새로운 땅들이 벌판처럼 드러난다. 논이었던 곳을 메꿔서 생긴 곳이다.

그 옆이 바로 고등어사랑 생선구이집이다. 채안 가마솥 추어탕집이 하던 곳인데 건너편으로 이사가면서 들어온 식당이다. 두 집 모두 식사하기 괜찮아서 가끔 이용한다.

서울에서 온 흙차들이 메꿔놓은 땅으로 들어서서 걷는다. 먼지가 풀풀 난다. 길없는 길을 걸어서 찾아가니 교평리 강가로 나가는 길을 만났다. 정말 다행이다. 강가에서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만나게 되니 말이다.

강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강은 내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다 포근히 안아주는 느낌이다. 아마도 그게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