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자라섬을 간 적이 있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겨울날, 쓸쓸한 가운데 강물의 출렁임을 마음껏 느끼며 걸었다.
그 쓸쓸함에 꽃들은 얼마나 많이 피어 화려함과 행복함, 풍족감을 보여줄지 궁금하여 산책코스로 잡았다.
양평읍에서 자라섬까지는 한 시간정도면 간다. 설악으로 가는 길, 유명산휴양림을 지나서 펜션과 카페가 많은 곡선길들도 지나 한 시간을 달린다. 자라섬으로 가는 길이 맘에 든다.
자라섬 캠핑장으로 가는 길이니 자동차 주차장도 한참 들어간다. 잔디밭에 주차를 하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전화번호인증도 하고 열체크도 하고 들어간다. 진돗개를 데리고 갔더니 입장은 되는데 괜찮은지 걱정을 해서 잘 관리하겠다고 했더니 통과시켜주었다.
바로 입장권을 살 수 있는 곳인다 했더니 좀더 걸어야 입구가 나온다. 입장료 오천원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다시 나눠준다. 국화전시회에서는 국화를 하트모양으로 꾸며놓아서 사진을 찍고싶게 만든다.
환하게 맞이하는 핑크뮬리, 키작은 해바라기, 백일홍, 메리골드가 자라섬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강가에 코스모스도 피고, 요즘 가물어서 그런지 칸나가 잘 자라지 못해 볼품이 없어서 아쉬웠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고 오솔길같은 길로도 걸으며 강아지가 흥분하지 않도록 했다. 물론 사람들을 만나도 관심없이 걷기는 하지만. 다른 강아지가 오면 길을 바꿔서 피하기도 하면서 신경을 쓰느라 좀 피곤하였다. 아무리 순한 개도 어떤 상황에서는 돌발할지 모른다. 개는 믿을 게 못된다는 말이 있듯이. 그래도 별 탈 없이 산책도 잘 하고 왔다.
상품권으로 커피와 음료도 마시고 어묵도 먹었다. 커피는 이천원, 망고쥬스는 사천원, 어묵은 세 개에 삼천원이었다. 강을 바라볼 수 있는 긴 앉을 곳에서 가지고간 김밥도 먹었다.
꽃은 꽃이어서 예쁘다. 어떤 꽃을 만나든 다 예쁘다. 지난 겨울 쓸쓸했던 자라섬이 아니었다. 꽃들이 화려하게 꾸며주고 있었다. 한 송이가 있어도 예쁘고 모여있으면 더 예쁘다. 특히 키작은 해바라기가 무척 튼튼하게 잘 자라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집에서 키운 해바라기는 이 미터 이상으로 키가 커서 장마에 쓰러지기도 하였는데 말이다.
봉평에서나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메밀꽃을 보아서 정말 다행이다. 흰색뿐 아니라 분홍칼라가 들어간 메밀꽃이 함께 섞여있었다. 멀리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메밀꽃필무렵의 한 장면이어서 그것만으로 오늘의 나들이는 만족한다.
'행복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평 용문면 물소리길 선형공원, 용문 꼬부랑길 산책 (0) | 2020.10.25 |
---|---|
양평 강상면 화양리, 신화리 산책 (0) | 2020.10.21 |
경기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 안도장골길, 북대골길, 동대골길, 행당골길 산책 (0) | 2020.10.14 |
경기 여주시 산북면 주어리 마을, 문바위유원지, 품실야영장, 양자산등산로 산책 (0) | 2020.10.12 |
양평 용문면 연수리 보릿고개마을, 연수 계곡 산책 (0) | 2020.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