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촌에는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이 있다. 습지를 이용해서 잘 꾸며놓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입구에 가보니 습지 보호를 위해서 반려견 입장이 안된다고 해서 천진암근처로 산책길을 바꿨다.
갔던 길로 되돌아가는 건 아니고 가다보면 천진암가는 길과 곤지암 가는 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천진암가는 길은 조금씩 단풍이 들어간다. 개울가를 지나가니 더 운치가 있고 나무도 무척 등치가 크게 자랐다.
신선계곡이라는 펜션식당앞에 빈 공터가 있어서 주차를 했다. 신선계곡은 다리를 건너가야하니 그다지 방해되는 곳은 아니다. 가는 곳 내내 앉을 자리가 많은 커다란 식당이 어서오시라고 의젓하게 있다. 조금은 쓸쓸해보인다. 그 옛날의 영화가 옛말이 아니기를 바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이 식당들을 찾아왔던가.
예전에 잘 나가는 사람들이 그 추억을 잊지 못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도로변이지만 푹신한 인도가 있기도 하고 조금 가니 경기버스 32-1번 종점이 나온다.
어디로 산책을 하면 좋을까?
늘 망설여지는 내게 묻는 말이다.
다행히 도로표지판에 안도장골길이라는 도로가 나와서 웬지 좋은 산책로가 있을 것같아 그 길로 들어선다.
띄엄띄엄 주택이나 식당, 펜션이 있고 여유로운 마을이다. 들깨를 잘라서 말리는 받들이 여러 집에 있고 집들은 오래전에 지었는지 무척 넓고 크다. 북대골길이 아닌 곳으로 걸었다. 한참 걸으니 동대골과 행당골 표지판이 나왔다. 그 중에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동대골로 걷는다. 요즘은 어딜 가나 밤나무 밤송이가 떨어져서 밤 줍는 재미에 산책이 지루하지 않다.
“에이, 이 밤 썩었네.”
멀리 던져버리고 다시 걷는다.
“왕건이다, 엄청 크네.”
밤송이가 몰려있는 곳이 아닌 길가쪽 이파리를 들쳐보았더니 커다란 밤이 뚝 떨어져있다.
또 삼거리가 나왔는데 길이 아닌 것같은 길로 걸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다시 산길이 보이는 곳으로 걸어올라갔다. 산길에도 밤은 보물찾기를 하라면서 여기 저기 갈색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다.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지는 못하고 중간에 쉬면서 물 마시고 내려왔다.
가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산책길이었다.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든 것도 있고 느티나무도 갈잎을 하늘 가득 펼치고 있다. 더 있으면 단풍나무가 빨간 빛을 발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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