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이야기 113

고구마잎 줄기 정리하기, 고구마잎 줄기 따기, 소중한 이웃

이웃집에서 고구마잎 줄기가 필요하다 해서 우리 텃밭에서 따가라고 했다. 오늘 아침에 산책을 나갔다 들어오며 담장 너머로 보게 되었다. “고구마잎줄기 언제 따가실래요?” “지금 따갈게요.” “지금은 더운데 괜찮나요?” “저녁에는 서울에 가야해서 지금이 나아요.” 산책하고 난 뒤라 샤워를 해야해서 대문을 잠기지 않게 받침대를 놓고 살짝 열어놓았다. 샤워를 하고 나가보니 고구마밭에 계셨다. 나는 아이스바 두 개를 들고 나가서 드리고 같이 먹었다. 아주머니는 잎줄기를 보시더니 더 정리해야 한다며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고구마 원줄기 서너개만 남긴다. 원줄기에서 나온 곁줄기는 잘라내고 원줄기가 길게 자란 경우 땅으로 뻗어나가면 뿌리가 다시 생기니 두둑 위로 걷어올려주어야 한다. 너무 길면 잘라도 되지만 짧게 ..

이야기 2021.08.08

냉장고 식품 한 눈에 알아보는 법

여름 텃밭에서는 채소들이 풍성하다. 많이 심지는 않았어도 하루가 지나면 커져서 따야할 것들이 꼭 나온다. 가지 호박 오이가 기둥줄에 매달려 그네를 탄다. 요리할 때 바로 쓸 것들로 몇 개씩 고추를 따서 넣어놓는다. 작년에 꽈리고추를 안 따고 두었다가 따서 멸치조림을 했더니 고추가 매워서 나는 먹을 수가 없었다. 올해는 적당히 크면 따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깻잎을 따서 만들어놓은 깻잎찜이 한 통 있다. 깻잎 200장을 따서 만든 것이다. 오늘은 고구마잎줄기를 따서 김치를 만들어 넣었다. 그러다 보니 냉장고에 넣어놓은 채소와 만든 반찬들로 자꾸 찬다. 반찬은 그래도 좀 기간이 연장되는 데 채소들은 적정기간이 지나면 상해서 못 먹는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까맣게 잊고 나중에 넣은 것을 해먹고 나는 바람에 먼..

이야기 2021.08.03

대파 닭개장, 대파 저장하기

(겨울에 쓴 글) 양평시장 입구에서 대파를 샀다. 양이 작년과 비교할 수 없는 노릇이니 그냥 부르는 대로 샀다. 겨울이라 텃밭이 쉬고 있으니 화분에 심어서 두고 먹을 예정이다. 전에 사서 쓰고 남은 것이 조금 있다. 같이 심으면 된다. 빈 화분이 또 하나 있어서 화분 두 개에 파를 심었다. 오늘 해 먹을 파는 따로 잘라놓는다. 화분 한 개는 굵은 대파가 꽉 찼다. 또 하나는 남은 것들에다 몇 뿌리 보충해서 심었다. 창문 있는 곳에 두고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따로 잘라놓은 대파로 대파 닭개장을 해본다. 냉동실에 있는 닭가슴살을 꺼내 삶아서 결대로 찢어놓고 삶은 물은 나중에 육수로 쓴다. 굵은 대파와 토란대는 살짝 삶아서 새끼손가락 길이 정도로 잘라놓는다. 삶지 않은 대파도 조금 필요하다. 양파는..

이야기 2021.07.25

무릎 관절 치료, 병원이 무더위 쉼터

오래전에 연골이 파열되어서 수술했던 다리의 무릎이 아프다. 아파온지 한 달 가량 된다. 전에도 아파서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었는데 또 그렇다. 아픈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니 비탈길이 문제였다. 산책길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가 되었는데 어느 날은 오붓한 오솔길같은 조용한 길을 만났다. 다 좋은데 경사도가 높은 게 문제였다. 올라갈 땐 몰랐는데 내려올 때 알게 된 길이다. 집에 와서 다른 날보다 무릎이 뻐근하고 아팠다. ‘좀 쉬면 나아지겠지’ 했다. 한 달이 지나도록 무릎은 나아지질 않았다. 병원가기 이틀 전엔 잠자리에 들어서서 아팠다. 쉽게 잠이 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 정말로 병원에 가봐야 겠구나.’ 예약한 후 이틀뒤에 병원에 갔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이다. 전에 진료를 했던 의사여서 별 어려움 없이 진..

이야기 2021.07.24

아로니아 따기, 아로니아 먹는 방법 , 싱크 어게인

아로니아 몇 그루가 있다. 두 그루는 이웃에서 준 거고 세 그루는 몇 년전에 샀다. 텃밭과 꽃밭을 다시 정리하다보니 두 그루는 옮겼다. 옮긴 것은 아로니아가 조금 열렸다. 이동하지 않고 좋은 자리에서 계속 자란 것이 가장 많은 열매를 달았다. 나무 하나에서 한 바구니 이상 땄다. 새까맣게 열린 것이 예쁘다. 새까맣다고 해도 바로 따지 않아도 된다. 어떤 이는 열매의 줄기가 갈색으로 변한 후에 따면 단맛이 더 난다고 했다. 아마도 가장 잘 익었을 때인 것 같다. 꼭지 줄기도 따고 이파리도 딴 후 열매만 모아서 잘 씻는다. 물기를 빼서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 놓는다. 아로니아는 블루베리와 달라서 떫고 신맛이 나기에 그냥 먹을 수가 없다. 먹고 싶을 때 먹더라도 20알 정도만 먹으라고 한다. 세 사람이..

이야기 2021.07.24

코로나시대, 개들도 코로나

진돗개 데리고 산책중에 유난히 우리 개가 좋아하는 놈이 나타났다. 옆에서 다른 개가 짖어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놈은 암놈인가보다. 우리 개가 암놈이니까. 어찌나 좋아하는지 옹벽에 기대어 끙끙대며 서로 가까이 가려고 몸을 길게 늘인다. 그 놈도 끙끙대며 냄새를 맡으려 한다. 이 사진을 본 친구는 마치 동독과 서독의 안쓰런 장면이 생각난다고 했다. 남과 북의 사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코로나시대.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어도 만날 수가 없다. 마스크를 쓰고 눈빛만 교차한다. 더 심해진 확진자들로 인해 저녁엔 두 명만 만날 수가 있다. 마스크 벗고 무얼 먹을라 치면 괜히 걱정이 된다. 무증상 감염자들이 많다고 하니까. 내 마음을 대신 알려주는 진돗개의 모습 무척 안타깝다. 만나게 해줄 수 없는 장벽..

이야기 2021.07.12

상추김치, 상추물김치 하기

이웃집 언니가 상추김치를 했다며 나눠주셨다. 저녁에 먹어보니 맛있어서 나도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봄에 심은 상추가 잘 자라 친구네 나눠주고 해도 넘친다. 다 따 먹지 못하니 점점 치마폭이 넓어진다. 키는 커가고 아래쪽의 잎들을 정리하느라 많이 따냈다. 봄상추는 이제 들어갈 때가 된 것이다. 여름이 되어가니 여름에 잘 견디는 상추를 심거나 상추를 위한 작은 그늘막을 해주어야 한다. 장마때는 비를 피할 수 있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야 견딜수 있단다. 인터넷에서 살펴본 영상중에 마음에 드는 것으로 우선 물김치를 만들어 보았다. 상추 배 무 양파가 필요하다. 상추는 800그램 정도로 하고 양파는 한 개, 나머지는 조금씩 했다. 상추 적셔서 절이는 소금물이 중요하다. 비율은 물 2리터에 천일염 반컵이다. 양념은 새..

이야기 2021.07.08

감자 수확한 날, 감자조림, 감자 심기

감자는 이파리가 누렇게 변해가면 캐라고 한다. 다른 집들은 캤나 눈치를 보기만 해도 대강 캐야할 때를 안다. 아침에 병원에 갔다오면서 보니 윗집에서 감자를 캐서 그 밭에 늘어놓았다. “오늘 감자 캐야겠네.” “그러게요. 감자 캐러 서울에서 내려왔나봐요.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싹이 나기전에 캐야지요.” 우리는 집에 오자마자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감자를 캐러 나갔다. 알알이 땅속에 박혀있는 하얀 감자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다 캐서 널어놓으니 정말 마음이 뿌듯하다. 작년에 수확한 감자를 잘 보관했다가 씨로 심어도 되긴 하지만 농원에서 파는 감자가 더 잘 큰다는 말에 사서 심었다. 눈이 있는 부분을 잘 보고 두 개 정도로 잘랐다. 재처리를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도 남편은 벽난로에 남겨둔 재에 잘라..

이야기 2021.07.02

텃밭의 보리 타작하기 , 보리 낱알의 탄생

봄에 울타리 옆으로 보리를 뿌렸다. 봄날 내내 파랗게 싹이 트고 자라서 울타리에 자라고 있는 영산홍 키만큼 컸다. 초록빛 수벽이 되어 좋았다. 6월이 되니 점점 누렇게 변해갔다. 바람불 때 쓰러져서 묶어주었었는데 어느새 추수할 때가 되다니 놀랍다. 이웃집들도 윗부분만 잘라서 햇빛에 말리고 낱알을 거둬들였단다. 7월 초하루. 보리낱알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그동안 비를 맞기도 해서 어쩌나 했는데 다 말랐다. 자루에 넣고 발로 밟았다. 비틀 듯이 해야 잘 떨어진다. 바닥에 천막천을 깔고 자루에 넣어 밟은 것을 꺼내서 더 비틀어 밟았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낱알들과 까실한 수염들이 마저 떨어진다. 선풍기를 세게 틀어놓고 바람에 날려가며 멀리 날아간 까실한 것들은 쓸어버린다. 물론 그것들은 모아서 거름..

이야기 2021.07.01

상추꽃밥 해먹기

상추밥을 자주 해먹다보니 조금 색다른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꽃밥이 생각났다. 별거 아니다. 상추밥을 한 다음에 꽃을 얹어서 같이 비비면 된다. 꽃밭에 올해는 한련을 많이 심었다. 씨가 단단해서 그런지 싹이 나는데 오래 걸렸다. 지금 한창 피어서 예쁘다. 한련화를 따서 식초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살살 씻어 물기를 뺀 후에 얹는다. 꽃을 먹으니 꽃처럼 내 마음이 예뻐지는 것 같다. 아니 편안해진다. 양념장은 간장으로 하니 상추의 오묘한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야기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