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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관절 치료, 병원이 무더위 쉼터

푸른*들 2021. 7. 24. 23:12

오래전에 연골이 파열되어서 수술했던 다리의 무릎이 아프다. 아파온지 한 달 가량 된다. 전에도 아파서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었는데 또 그렇다.

아픈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니 비탈길이 문제였다. 산책길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가 되었는데 어느 날은 오붓한 오솔길같은 조용한 길을 만났다. 다 좋은데 경사도가 높은 게 문제였다. 올라갈 땐 몰랐는데 내려올 때 알게 된 길이다. 

 

집에 와서 다른 날보다 무릎이 뻐근하고 아팠다. ‘좀 쉬면 나아지겠지’ 했다. 한 달이 지나도록 무릎은 나아지질 않았다. 병원가기 이틀 전엔 잠자리에 들어서서 아팠다. 쉽게 잠이 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 정말로 병원에 가봐야 겠구나.’

예약한 후 이틀뒤에 병원에 갔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이다. 전에 진료를 했던 의사여서 별 어려움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하니 관절에는 이상이 없고 약간의 물이 차 있다는 것이었다. 프롤로 주사를 놓아주시고 일주일 후에 다시 와보라고 했다.

일 주일후는 예약이 꽉 찼다며 접수 후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게 되는데 좀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 주일 후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식사를 하고 정리를 한 후 재활병원으로 갔다. 코로나이후 입구에는 열체크하고 개인정보공개에 동의하고 전화번호를 적은 후 접수를 했다.

접수 후 두 시간이 넘도록 간호사는 내 이름을 넣어주지 않았다. 가지고 간 신문도 다 보고 책도 다 읽고 마냥 기다리다가 겨우 진료실에 들어갔다.

“통증이 아직도 있나요?”

“이젠 잠자리에 들어도 아프지 않아요. 굽힐 때는 아파서 잘 못 궆혀요.”

“경과를 보려고 일 주일 후에 오시라고 했어요. 약 처방전 드릴 터이니 3주후에 봅시다.”

간단하게 진료를 하고 나오니 허탈했다. 두어시간 걸려서 들어갔는데 5분도 안 걸렸으니 말이다. 간호사가 조금은 야속했다. 끼어들 시간이 언제가 될지 몰라 부지런히 준비하고 첫 타임에 왔는데 말이다. ‘한 시간 정도로 봐주었으면 좋았을 것’하면서 병원을 나왔다.

 

서울대학교에서 관리를 하는 병원이고 생긴지 몇 년 안 된 병원이라 기계가 좋다고 들었다. 진료 안내판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병원도 깨끗하고 의사선생님이 진료를 잘 하시어서 오는 곳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맘에 들지 않았으면 다시는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늘 에너지 절약 많이 했어. 두 시간 이상 전기값을 아낀 셈이니까.”

“그렇긴 하네요. 무더위 쉼터에 온 셈치면 되요.”

불같은 날씨어서 집에 있었더라면 두시간 이상 에어컨을 켜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갔다. 단골이라서 남편과 같이 가면 꼭 마실 것을 한 병씩 주시고 친절하다.

지루했던 마음이 싹 가시게 만드신다. 웃음과 친절이 약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