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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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묻혀버린 음악

어제는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있는 날, 오전에 부지런히 텃밭에 나갔다. 가뭄에 고구마모종이 여러 개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들은 어느새 밭을 가득 메웠다. ‘있는 거라도 잘 키워야지.’ 두 이랑에 심은 것인데 고구마는 천연덕스럽게 잘 자란다. 고구마 줄기들을 잘라내어 한 곳에 모아보니 산더미다. 본줄기는 자르지 않고 곁가지로 난 것들 중에 세 개 정도 남기고 잘랐기에 무척 많다. 고추도 작년보다 훨씬 잘 안 자란다. 병들어 버린 고추잎을 보면 남편은 속이 상하는가 보다. 이웃에서 고추밭에 풀을 왜 안 뽑느냐니까 포기했다고 말한다. 그 말에 이웃 고수님께서 와서 봐주시고는 “아래 잎이 말렸지만 새 잎을 보면 말리지 않으니 풀 뽑고 고랑에 골을 내서 복합비료 뿌리고 흙으로 덮어요. 포기는 무슨 포기.” 남편..

이야기 2022.07.14

추억의 혜화동, 명륜동

어릴 적 살던 동네에 가봤다. 내가 다니던 혜화초등학교 길은 초입의 선만 남아있을 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놀았고 주유소 뒤편에 있는 집에서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마당에서 놀던 추억이 아련하다. 명륜동으로 올라가는 산길에는 아카시나무가 많이 자랐었는데 언덕만 남고 주택으로 빼곡하다. 성곽길을 넘어서 성북동 친척집에 갔던 일도 생각나지만 어떻게 갔는지 모른다. 그 성곽길은 그대로 나의 추억을 더듬어주고 있었다. 시원한 나무들이 우거진 성곽길 그 아래의 산길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아쉬운 마음은 버려야할 것이다. 명륜동에 사는 친구를 따라 집에 놀러갔었는데 어디인지 모르겠다. 그냥 혜화동과 명륜동이 하나로 뭉쳐진 펜던트처럼 내 목에 걸고 사는 것이다. '나 어럴 때 혜화동 살았어.' ..

행복여행 2022.07.11

양평 옥천면 아신2리 , 아신갤러리 산책

서울로 가는 길에 신흥사 절 옆에는 오래 된 식당 곤드레 솥밥집이 있다. 이름은 간이역이다. 신흥사 위에는 맑은절이 있다. 간이역 식당에 주차할 수는 없고 옆으로 좀 내려와서 공터에 주차하고 당곡길을 걸었다. 삼거리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로 걸으며 시골의 운치를 나름 느끼며 걷는다. 반려견과 함게 걸으니 심심치는 않다. 지나가며 짖는 개들의 몸부림이 안타깝지만 운명이라 생각한다. 같은 수놈끼리라면 서로 경쟁상대로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 진돗개는 못본채 그냥 지나간다. 전에 처음 산책할 때는 무척 달겨들었었다. 풀이 우거진 숲이 나와 더 이상 갈 수 없다 싶어서 되돌아오며 배나무에 열린 배도 구경하고 집들의 다양한 모습도 보며 길을 걷는다. 가던 길에 본 간판에 클럽더독스가 있었다. 스크린골프장..

행복여행 2022.07.01

충북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의림지 산책

공기 맑은 날 청풍문화재단지를 찾았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될 마을의 문화재를 보존한 곳이다. 여러 개의 마을이 수몰되었으니 어찌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단지를 조성하여 민가도 옮겨놓고 유물전시관과 수몰역사관에 유물과 수몰전 모습을 사진이나 조형물로 만들어 보존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주는 곳이 될것이다. 팔영루 앞에 포졸 모습의 인조인간 인형은 진짜인양 의젓이 서있어 재미있다. 유물중에 다양한 조선시대 백자가 눈길을 끌었다. 토기장군물병, 석류문항아리, 목단무늬 항아리와 병, 사발 접시 등이 있다. 오름가마도 한 채 전시해놓고 있어 새롭게 보았다. 전시관은 계단 아래로 내려가야 볼 수 있었으나 다시 비탈길을 올라와 고인돌을 보았다. 멋지게 기와가 올라간 한벽루도 보았다. 꽤 넓은..

행복여행 2022.05.05

양평읍 봉성1리 산책

양평읍내에서 가까운 봉성1리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회관 가까이 빈 공간에 주차를 하고 걷는 동안 아담한 주택들과 축사 그리고 오래된 주택을 보았다. 비닐하우스에서 살다가 곧 떠날 상추들이 줄서있는 것도 보았다. 축사 앞에 묶어둔 작은 강아지가 낯선 손님을 향해 짖어대는 걸 뒤로하고 걸어가기도 하였다. https://youtu.be/Wxo3V16NmYY 새로 조성된 주택단지를 지나가며 길 아래에 있는 집 정원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걷다보니 숲길같은 언덕길도 나오고 내리막길을 지나 다른 마을로 젋어드는 느낌까지 받았으니 봉성1리는 재미있는 산책길로 남을 것같다. 지나는 길에 예쁘게 핀 보라색 매발톱꽃이 인상깊다. 늘 보던 영산홍, 노란 황매화도 산책길을 밝혀주었다. 봄날에 자라는 나뭇잎들의 ..

행복여행 2022.05.02

갤러리 카페 <카포레> CAFORE

강하면 리버타운에서 약수를 받아올 때 유난히 눈에 띄는 건물이 있었다. 건축물이 조금씩 올라갈 때는 몰랐던 모습이 점점 자신을 드러냈다. 양평에서 제일 가는 카페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윗집에서도 이미 갔다왔는지 내가 멋있다는 말에 적극 반응을 보인다. 건물이 좋다면 내면의 운영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면 못 참는 나는 궁금증을 해결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친구들 셋이 양평으로 온다는 것이다. 내 제안에 친구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양평의 멋진 모습 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어진 내 심정을 이해했나 보다. 친구들과 좋은 공간에서 차를 마시고 그림도 감상하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긴 하다. 언덕이 있는 지형을 이용해서 설계를 한 것이 눈에 보인다. 입구에는 주차장과 카포레 안내 글자. 계단을 올라가서 드디어 ..

디저트 202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