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카페 겸 이태리식당으로 행복한 뜰에 갔다. 전에도 갔던 곳이라 서먹하지 않다. 사람도 많지 않아 조용하고 음식이 깔끔하고 향기로워서 친구가 좋아한다. 그 친구가 양평에 올 때면 가고 싶어해서 간다. 친구따라 간다기 보다는 나도 그 식당이 좋다. 아기자기하게 장식을 해놓은 모습이며 때론 장식품들이 유혹을 해서 사기도 한다. 판매를 덤으로 하는 곳이라서 여러 가지 물건으로 꾸며놓는다. 도자기 접시, 컵, 가방, 모자, 유기농 한과, 조청에 졸인 귤 정과, 도라지 조청, 쥬스 등이다.
넷이서 셀러드와 피자, 연어 볶은 밥 치즈그라탕 두 개를 먹었다. 맛있게 싹싹 먹어대니 주인도 좋아한다. 남기기라도 하면 식당 주인들은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혹시 맛이 없어서 그런가하면서 말이다. 양식을 먹으니 저절로 더 커피가 당긴다. 바로 갈아서 내리는 커피를 마시고 식당 둘레의 장식품들을 둘러본다.
전에 전시했던 가방 모자는 사라지고 인테리어가 조금 달라졌다. 영국식 탁자가 두 개에게 넓게 자리를 내주었다. 하얀 꽃이 들어간 머그컵 문양이 눈에 띄어서 물어보니 한 개에 삼만원이다. 영국의 디자인을 중국에서 만든 컵이다. 같은 문양의 대형 접시, 녹차를 마시는 데 쓰는 컵도 예쁘다. 친구가 두 개씩 샀다.
이층에도 자리가 있어서 올라가서 살짝 보았다. 손님이 앉아 있어서 자세히 보지 못했다. 다음에 가면 자세히 살펴보아야겠다.
장식품 중에 나도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있다. 자작나무를 한 뼘 정도씩 잘라서 가운데 동그란 구멍을 내고 이벤트에 쓰는 양초를 꽂아놓는 것이다. 자작나무 아니라도 작은 나무들을 만나면 한 번 해봐야 겠다.
나오는 길에 보리과자를 주면서 가는 길에 먹으라고 한다. 나긋나긋한 주인은 미대 나온 여자다. 어쩐지 인테리어와 전시 감각이 남다르다 싶었다. 음식 담당은 남편이고 경영은 부인이 하는 셈이다.
식당을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식당 주인의 한옥집을 마당에서 보았다. 물려받은 것이라는데 담장이 특이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에게 빌려주고 옆의 작은 집에서 산다고 한다.
하루를 장식한 친구들이 고맙다. 나도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주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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