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은 여러번 가도 놀라운 경치와 역사 이야기가 있다. 아픈 역사도 살아 있다.
이번 여행에서 보기만해도 기분 좋은 곳을 먼저 들리게 되어 다행이다. 우리나라 한반도모형을 만들어놓은듯한 한반도전망대가 바로 그곳이다. 요즘은 관광객이 많지 않아 주차장이 여유롭다.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어서 남편이 강아지를 데리고 자동차 안에 있을 동안 올라갔다 왔다.
나무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서 한숨 쉬고 걸으니 산책길이다. 탐방로라는 안내판이 있다. 이상하게 땅이 분지처럼 들어간 부분이 있다. 안내판에는 돌리네라고 한다. 돌리네가 왜 생길까.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아주 많은 돌들 위에 작은 돌들을 쌓아올려 작고 낮은 새끼 돌탑들이 가득 있는 곳도 있다. 무슨 소원을 빌려고 그리도 많은 돌탑을 만든 것인가.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돌탑을 쌓고 소원 비는 것 을 좋아하는 것 같다. 민속적인 것이라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긴다.
태극기 바람개비 길을 걸어 전망대에 도착하니 산불감시 안내원이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알려주셨다. 계단 위에서 , 아래서 여러 장을 찍었다. 한반도 지도 위쪽에 공장이 멀리 보인다. 그 공장이 사진에 안 나오는 포인트를 알려주신 거다. 북한쪽으로는 산맥이 구불구불하게 연결된 모습이다. 남해안은 강물길이 둘러싼 셈이다.
한반도지형이 있는 강 옆의 마을은 뗏목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선암마을이다. 자동차로 5분정도면 간다. 절벽을 이룬 한반도지형을 돌아가는 나룻배는 타볼 만한 것 같다. 지금은 운행하지 않지만 세상이 조용해지면 할 것이다. 선암마을을 한 바퀴 걸었다. 한반도지형을 위에서 조망하고 옆에서 바라보는 두 가지를 했다. 위에서 바라보며 저 마을을 걸어보고싶다는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요선암을 내비로 찍고 가는 길에 밭에서 여러 사람들이 무얼 심고 있었다. 그 너머에 가로로 뚝방길이 보였다.
“아, 저 길 걸어보고 싶네.”
“그래? 어디로 가나. 한번 가보자.”
마을 농로로 들어가서 정자 옆 빈터에 주차하고 뚝방길을 걸었다. 뚝방길 너머도 밭이 펼쳐져있고 산밑으로 마을과 강이 흘렀다. 주천강이다.
뚝방길에는 발바닥지압을 하는 곳도 있다. 작은 파쇄 자갈을 일부러 깔아서 걷기에 편했다. 벤치도 군데군데 있다. 길 안내판에 보니 유배길이란다. 주천면이다.
단종대왕이 청령포까지 가는 길이다. 가다보면 멀리 있던 주천강이 도로 가까이 흐른다. 단종이 유배 가면서 했었을 생각을 더듬어본다. 길 옆에 나온 농민들은 또 얼마나 아픈 눈물을 흘렸을까. 아픈 역사가 있는 청령포와 장릉을 들리지 않았는데 결국 유배길에 온 것도 신기하다. 영월 여행에서 잊지못할 길이다.
요선암으로 행선지를 돌렸다. 무릉도원면이란다. 들어가는 입구는 사찰로 가는 아늑한 숲길다웠다. 짧기는 해도 좋았다. 오른쪽으로 요선정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있다. 10분정도 작은 산 언덕으로 올라가니 정자가 있다. 커다란 바위에 부처님을 새겨놓았다. 마애여래좌상이다. 나는 불교를 믿지는 않으나 자연석에 새겨진 부처님의 형상은 예사롭지는 않다.
내려오면서 돌개구멍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나 비탈이 심해서 사진을 찍어놓았는데 특이한 모습이다. 다 내려와서 돌개구멍가는 편안한 길로 가니 강에 검은 바위들이 특이한 형상을 하고 누워있다. 바위마다 동그란 구멍이 생겨 그 속에 있는 물들은 누렇게 고여있다. 돌개구멍이 한 둘이 아니다. 강물에 있는 화강암 암석의 갈라진 틈이나 오목한 곳으로 모래와 자갈이 들어가 소용돌이치는 물살로 회전운동하면서 주변의 암반을 깎아 내린 것이다.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 바로 자연의 신비다. 과학적인 이유야 있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를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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