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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여행

남양주시 조안면 물의 정원 산책

푸른*들 2020. 6. 15. 21:46

우리집 정원에 꽃양귀비가 피고지고 하더니 이젠 씨앗이 맺혀가고 누렇게 변해간다. 물의 정원에서도 양귀비를 많이 볼 수 있다는데 곧 지고말 것 같아 가보고 싶었다. 넓은 곳에서 피고지는 양귀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양평역에서 자동차로 30분정도면 갈 수 있다. 전철로는 양수역을 지나서 운길산역에 내리면 걸어서 10분정도면 도착한다. 나는 자동차를 타고 갔다. 여름날씨같은 날이라 오후에는 덥고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 아침에 출발하여 갔더니 주차장도 널널하여 어려움이 없었다. 더구나 강아지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라서 사람들이 적을 때 다니는게 좋을 것 같았다.

연꽃군락지에는 연잎이 잘 자라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달에는 연꽃이 피기 시작할 것이다. 다리를 건너 물의 정원으로 들어서니 예상대로 꽃양귀비가 너른 들판을 수놓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여러 가지 색이다. 주황 주홍 노랑 하양 빨강 분홍 그리고 섞여있는 색까지.

강가옆으로 걸으며 나무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이인용그네에서 그네를 타기도 하며 쉬엄쉬업 걸었다. 북한강의 물이 출렁대며 강가로 밀려오는 소리는 새로운 느낌인데 무어라 말할 수가 없다. 제일 끝까지 가는 동안 딸기쉐이크도 사먹으며 걸으니 덜 더웠다.

커다란 디딤돌로 길을 안내하고 산길에서 미끄럼방지로 깔아놓은 거적같은 것으로 길을 정비하여 편안한 산책이 되었다.

양귀비는 참으로 대단하다. 그렇게 가녀린 줄기에서 그렇게 화려한 꽃을 달고 태어난다. 너무나 가늘어서 손으로 잘라보면 잘 잘라지지 않는다. 그리고는 하루정도 지나면 꽃잎은 떨어진다. 한 뿌리에서 다른 꽃이 딱딱한 껍질을 깨고 나오듯 나온다. 내유외강이라는 말처럼 양귀비는 강하다. 큰양귀비는 꽃이 커서 더 화려하다. 양귀비는 씨가 맺히고 나면 누렇게 뻣뻣한 모습을 보여준다. 통째로 뽑아내야 한다. 그 화려함도 얼마 후면 다 사라진다. 꽃이 다 그렇지만 인생무상이라는 말도 생각나게 하는 꽃이다.

우리 집에 있는 양귀비도 작은 것, 큰 것이 있다.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도록 씨앗을 잘 받아두었다가 가을에 뿌려두어야 겠다.

물의 정원으로 가는 입구에 걸려있는 간판이다. 글을 읽으면서 물의 정원 산책에 기대감이 더했다. 강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갈대들이 푸르게 솟아나와서 자라고 있는 곳. 갈대는 어떤 그리움을 안고 있을까? 이 글을 쓴 사람의 그리움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