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강상면에 코바코연수원옆으로 작은 문이 있어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문에는 양수장이며 고압전선이 있으므로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혹시나 강가로 가는 길이 있나해서 들어가서 바라본 풍경은 하얀 뭉게구름과 함께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강가에 있는 양수장으로 가는 가파른 계단이 있어 내려가지 않고 강가 구경만 하고 나왔다.
강은 언제 봐도 마음이 편안하다. 말없이 흐르는 물은 모든 걸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깨끗하고 움직임이 없는 고요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강물을 바라보며 살고자 집을 지을 때 강쪽으로 넓은 창을 내는가 보다.
다시 차를 몰아서 세월리 마을로 들어갔다. 전에 가본 적이 있는 곳이다. 5분가량 마을길을 달리니 중부내륙고속도로 교각밑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를 하고 올라가는 길에는 개울물을 따라 오른쪽에 주택도 있고 펜션도 있다.
골안계곡이다. 개울길을 건너 데크로 이루어진 산중옛길이 조성되어 있다. 말로만 듣던 산중옛길의 한 코스인데 이 곳은 못 와본 곳이다. 지도를 보며 나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부목 데크길을 걸어서 1키로가량 가는 동안에 개울가로 내려가는 층계도 두 군데 있고 쉴만한 의자도 두 군데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개울물과 하늘, 나무들은 청량감을 준다.
데크가 끝나면 돌이 많으나 거친 듯 자연스런 흙길이 펼쳐지면 오르막 내리막한다. 싫증날 새가 없다. 안내 지도도 있고 길 푯말엔 취나물 자생지, 산적공원, 세월리, 쉼터로 되어 있다. 취나물 자생지로 가는 길은 개울을 건너서 오르막이다. 산적공원도 오르막인데 가다보면 내리막 오르막이 계속된다. 쉼터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가파러서 갈 수가 없었다.
다양한 코스가 있어서 수준별 산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산을 잘 타는 사람들에게는 식은죽 먹기일 것이다. 산적공원에 가면 그 옛날 산적들이 살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했었던 일을 생각하며 산책하는 것도 재미있다.
더 이상 갈 여력이 없어 못 갔다. 지도를 보니 아마도 지난 번 임도로 간 길과 연결되는 것 같다.
그동안 산책했던 길중에 최고의 길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가득하고 키가 큰 나무들이 그늘도 드리워준다. 편안한 방부목길과 자연스런 흙길이 산 둘레로 펼쳐진 아름다운 길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이런 행복한 사치를 더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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