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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여행

양평 양서면 신원1리 산책길

푸른*들 2020. 4. 20. 22:27

신원역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신원역을 지나서 우측으로 난 길을 들어섰다. 경의중앙선 전철 교각밑의 공터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마을길로 걸어갔다. 공터에는 긴의자가 마주 놓여있어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운동도 하고 쉼터도 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마을길은 아스팔트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시골길치고는 넒은 셈이었다.

온갖 풀들이 봄맞이 날개를 펴고 있다. 쑥이 깔려있는 곳도 지나고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옆 도로를 걸어가는데 강아지가 물을 먹고 싶어 한다.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있나 살펴보았다. 좀 무리가 되지만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내려가서 물을 먹였다.



신원1리 마을회관을 지나서, 올라가는 길이 급한 경사가 지는 곳앞까지 갔다가 내려왔다. 삼거리에서 다른 길로 올라가니 마을 교회도 보이고 마늘밭도 보였다. 우리집 마늘보다는 훨씬 굵게 잘 자랐다.

넒은 마당이 있는 어느 집은 나무들이 도로로 뻗어 나와서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다행히 도로가 넓은 편이라 통행에 큰 지장은 없는 듯하다.

근처에 몽양 여운형생가기념관이 있어서 가볼까했는데 걸어서는 좀 먼 것 같아 다음에 가기로 했다. 기념관은 신원역 바로 옆으로난 마을길로 올라가면 나온다. 내가 갔던 신원1리 마을회관은 신원역을 가기 전이었다.

 

봄날의 산책은 심심하지가 않다.

들판이 빈 곳이 없다. 온갖 풀들이 온힘을 다해 뿌리를 내리고 잎을 밀어올려 들판에 그림을 그려놓았다.

풀들의 이름을 다 알아서 무엇하랴. 허나 몰라서 미안하기도 하다. 줄기를 자르면 노란 진액을 내뿜는 애기똥풀이 한들거리고 앙증맞은 제비꽃이 피어있다. 좀 더 있으면 개망초도 피고 엉겅퀴도 피겠지만 아직은 키가 작다.

내 텃밭에 자라는 개망초나 엉겅퀴는 서슴없이 뽑아내지만 산책길에 피어있는 개망초나 엉겅퀴는 예쁘니 아이러니하다. 사는 게 그런거지. 자기 위주로 살아가는 거지. 뻔뻔스런 내 속셈을 알면서도 그냥 지나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