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디로 산책을 갈까?”
“산수유마을에 또 가요.”
남편의 물음에 망설임이 없이 대답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의아해하면서도 즉시 좋다고 한다.
그래서 산수유마을에 다시 한번 갔다. 개군면 내리에서 올라가는 길로 갔다. 입구에 산수유마을이라고 씌어져 있었다.
지난 번 갔던 마을 입구에는 산수유꽃마을이라고 했는데. 산수유가 활짝 핀 모습을 못 봐서 다시 가보고 싶었던 것이다.
예상대로 좁은 마을길 양쪽에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서 화사하게 웃고 있다, 개나리보다는 덜 노랗다. 물감으로 그린다면 노란색에다 어떤 색을 섞어야할지.
산수유꽃을 보러온 사람들로 마을길은 활기찬 모습이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감탄하듯 무어라 이야기하며 웃어 제낀다.
‘아, 오늘 여기 오길 잘했어.’
내가 중얼거리던 말과 같은 말도 오갔을 지도 모른다.
“거봐, 꽃 활짝 폈지?”
나는 신나는 목소리로 떠들며 꽃을 본다.
마을입구에서 가장 멀리 산가까이 있는 집을 향해 계속 올라가니 시멘트로 포장된 산길이 나온다. 마지막 집에는 새끼 진돗개가 있는데 내가 멀리 갈 때까지 짖어댔다. 처음 우리 강아지를 분양해 왔을 때의 모습과 꼭 닮았다. 같은 진돗개이니 그렇겠지만.
시멘트길이 끝나고 흙길이 나와서 편하게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희망볼랫길’이라는 은행잎표지판이 보였다.
전에 주읍리에서 올라갈 때 갔던 길과 만나는 길인 것 같았다. 식당광고판이 보이는 곳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한쪽은 등산로이고 다른 한쪽은 원덕역까지 걸아갈 수 있는 길이었다. 나는 원덕역쪽으로 가는 길로 갔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많이 피어서 꽃잎을 따서 화전을 부쳐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괜히 꽃만 괴롭히는 것 같기도 해서. 군데군데 작은 산수유나무가 있었다.
추읍산 산림욕장 종합안내도가 있어서 추읍산의 등산로를 보니 ‘바람의 숲’ ‘만남의 숲’ ‘아카시아숲’ ‘명상의 숲’ ‘산림욕숲’ ‘진달래동산’ ‘책읽는 숲’ ‘돌탑 동산’이라고 해서 재미있게 이름도 붙여 놓았다.
산책이라고 강아지 데리고 가는 길이라 등산로쪽으로도 못 가고 원덕역까지는 41키로하고 하니 임도를 산책하여 산속의 포근한 풍경을 느끼고 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돌아서 오던 길로 다시 내려오면서 노란 물감을 수채화로 묽게 퍼지듯 피어있는 산수유꽃을 마음껏 감상하고 왔으니 더 어떤 욕심을 부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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