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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여행

푸른*들 2022. 3. 1. 22:54

진천은 ‘생거진천’이라는 말이 있듯이 살기좋고 경치좋은 곳이다.

마침 메스컴에서 미스트롯2에 나왔던 김다현이 진천에 살고 있다고 해서 지리산 청학동과 어떻게 다른지 가보기로 했다.

진천 청학동을 네비에서 쳤더니 데려다준 곳이 상백마을 골짜기였다.

휘어진 길을 돌아돌아 고개를 넘어오느라 어지럽기도 했는데 말이다.

서당같은 모습의 집은 없고 펜션만 있고 골짜기에 배티둘레길이라는 푯말이 있었다. 오면서 본 배티성지와 연결되는 곳임을 나중에 알았다.

상백경로당이 있는 마을회관 앞에서 지도를 보니 ‘생거진천 청학동’이라고 적혀있.다 청학동에 오긴 온 거다.

배티성지를 듣기만 하고 처음이라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반려견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같이 간 남편이 돌보게 하고 성당을 구경하고 언덕을 올라갔다. 성당 유리창에 그려진 스테인드글라스의 바깥 그림이 하얀 선으로만 보이고 그곳에 하늘과 산이 내려와 있는 게 신기했다.

최양업신부님이 하신 일들이 최초의 신학교가 되었다니.

신부님과 함게 걷는 길. 묵상의 시간이 된다.

비밀 교우촌, 신학교 마을, 무명 순교자의 묘. 순교자들을 묶어놓고 포졸들이 쉬던 순교현양비, 가슴이 먹먹하다.

성당 입구에 있는 쉼터 카페와 식당, 순례길을 올라가면서 본 의자와 탁자, 신덕 망덕 애덕이라는 푯말.

알퐁소 성인의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오라’ ‘홀로 머물러라’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 라는 글에 마음이 머문다. 한번 본다고 달라질 것은 없지만 걸으면서 잠시 쉬면서 나를 돌아본다.

윗성당까지만 올라가서는 다시 내려왔다. 산 비탈길에 ‘십자가의 길’이 드문드문 있다. 대성당의 무게에 짓눌리듯 교인이 아니라도 묵상에 잠길 것이다.

김봉곤 훈장의 진천 서당 이름은 선촌서당. 주소를 검색해보니 문백면 평산리다.입구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떡 버티고 맞이한다. 들어가는 입구는 오른쪽으로 가야 보인다. 김다현 홍보관이다. 토요일이라 닫혀있다. 홍보관을 돌아서 뒷길로 나가면 다시 서당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울타리는 장작을 쌓아서 만들어놓았다. 코로나로 조용하니 널따란 건물이 좀 을씨년스럽다.

평상에는 고양이 세 마리가 차지하고 한여름에 올라가서 냇가를 바라보며 공부할 수 있는 누각은 새똥으로 지저분하다.

누각 아래 작은 문으로 나가면 물가다. 오리들이 떼지어 노는 모습은 한가롭다.

 

선촌서당은 참으로 좋은 자리에 지었다. 작은 산이긴 하나 고개를 넘어서 들어온 곳이라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입구에 ‘상산8경 평사낙안’이라는 글과 사진이 있는 홍보간판을 진천군에서 해놓은 것을 보니 그렇다.

진천에서 유명한 곳으로 농다리가 있다.

안 들리면 섭섭할 것 같아 들렀다. 주차장을 새로 정비하는 중이다.

주차한 곳 가까이에 징검다리가 있어 강아지와 같이 건너갔다. 돌다리인데 생각보다 넓어서 같이 건너갈 수 있었다.

건너서는 산 둘레길을 걷듯이 걸으니 재미있다. 인공폭포가 있는 곳을 지나 멀리 농다리가 보였다. 미호천 전망대도 보였으나 올라가지는 않았다.

농다리는 석축을 두껍게 쌓듯이 쌓아서 매우 튼튼하게 지어졌다. 조상들의 지혜가 만든 걸작이다.

 

집으로 오면서 진천 구경을 하고 온 것이 매우 흡족했다. 그래도 나는 외치고 싶다. ‘생거양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