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바위인공폭포에 갔다. 하얗게 얼어있다. 흘러내린 두꺼운 갑옷을 걷어내려고 많은 사람들이 폭포 밑에서 도전장을 내민다. 텐트를 치고 짐을 챙기고 각오를 챙긴다.
내려가면 고개가 아플 것 같아 다리건너 바로 난간에서, 같은 선상에서 구경을 하면서 그들의 감성을 같이 느껴볼 수 있나 했다. 같은 느낌을 조금이나마 얻은 양 지켜보다가 자리를 떴다.
미시령을 넘어가면서 속초 순두부콩마을에서 진솔할머니순두부집에 들려 점심을 해결했다. 반찬도 좋고 맛있게 잘 먹었다.
속초에서 가까운 고성의 청간정 콘도에 묵을 예정인데 아직 시간이 남아서 영랑호에 먼저 갔다. 호수둘레길을 만드는 중이다. 호수 전체는 거리가 좀 된다. 두 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다. 나는 데크로 만든 길만 왕복했다. 통천군순국동지충혼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코스를 걸어볼 것이다.
짧은 길이어도 세차게 부는 바람에 철썩이는 물결소리가 무척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댓잎의 사각거림도 좋았다. 청둥오리 한 마리가 자맥질을 하며 파도를 타며 놀고 있는 모습도 보면서 걸으니 여행 온 기분이 난다.
속초 대명항에는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영금정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서 바다로 난 다리를 건너가면 정자가 있고 또 하나는 산처럼 생긴 언덕위에 또 하나의 정자가 있다.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날이어서 파도소리도 무척 컸다. 겨울바다의 묘미를 느낀 날이다.
대명항 방파제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다. 그 끝에 빨간 등대가 있다. 가는 길에 걸어놓은 포대자루에 들어간 바람이 아우성댄다. 팡팡하게 배가 불렀다. 배가 잠시 정박해있는 곳의 입구 양쪽에 등대가 있는 것이다. 역시 빨간 색은 주의집중에 있어선 최고다. 강조색이다.
숙소로 가는 길에 청간정에도 갔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좋은 위치에 있다. 강원도 바닷가에 정자가 많은 이유다.
팔작지붕으로 2층으로 아담한 청간정에는 이승만대통령이 쓴 현판과 최규하대통령이 쓴 시판이 걸려있다고 하는데 못 올라갔다. 안전상 올라가지 못하게 길을 막아놓았다. 마당에는 현재의 위치로 옮기는데 기부한 사람들의 비도 있다. 비바람과 화재로 돌기둥만 남아있던 것을 옮겨서 중수한 것이란다. 기암절벽에 세워져 바닷물이 튀어오를 정도로 천하제일경이라는 설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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