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화천으로 갔다.
전에 아이들이 어릴 때 화천에 가서 빙어낚시를 하러 간 적이 있다. 한 마리밖에 못 잡아 근처에서 빙어를 사서 고추장에 비벼서 먹은 추억을 생각하며 길을 나섰다.
지금은 축제를 못하니 추억만 안고 네비로 산소백리길을 치고 출발했다. 네비가 데려다준 곳은 복잡한 마을길을 이리저리 가도록 했다. 파라호 둘레길로 들어가는 곳으로 자전거길이라는 푯말이 있었다. 내려서 보니 파라호 호수를 보며 걷기를 바라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다시 파라호선착장을 치고 갔다.
다시 다리를 건너 중앙로 회전로터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갔다. 가는 길 오른 쪽에 파라호호수길이 북한강 건너에 보인다.
언덕길을 지나 드디어 파라호에 도착했다. 파랗고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새해 첫날 소원을 빌었다. 우리 가족 건강하게 지내도록 해달라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선착장에 묶여있는 배가 외롭게 떠있다.
주변에 있는 횟집들도 조용하다. 오가는 사람들도 없다.
딴산유원지는 어떤 곳인가 해서 다시 길을 돌려 갔다. 북한강의 낮은 물줄기를 건너는 나지막한 시멘트길이 있다. 건너가서 빈터에 주차를 하였다. 강가에는 텐트를 치고 캠핑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캠핑하도록 만들어놓은 다른 곳에도 텐트가 두 개 있었다. 추워서 그런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 알콩달콩 있다. 아이들 신발도 보인다. 캠핑하기 좋은 곳이다.
강가를 따라 있는 도로를 걸어가며 멀리 겨울산을 보았다. 듬성듬성 바위가 드러난 산들의 모습이 늘 보던 것인데 새롭다.
마을에는 토속어류생태체험관도 있다. 강가로 난 길이 6키로는 가야한다고 해서 1키로쯤 가다가 되돌아왔다.
화천에는 붕어섬이 있다. 붕어모양의 섬을 자동차로 건너서 주차하고 돌아봤다. 카트레일카가 다니는 레일도 있고 짚라인이라고 하는 것도 있다. 가족들이 오붓하게 앉아 간식을 먹으며 쉴 수 있는 공간, 쉼터도 군데군데 있다.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체육시설도 있다. 동물 조형물도 있어 사진찍기에 좋을 것 같다. 하트 모양의 터널은 다양한 색으로 화려하게 꾸며 놓아 여름에 덩굴이 무성하게 자랐을 때 오면 정말 좋겠다. 작은 공간이지만 숲속에 온 느낌이 들만한 붕어섬이다.
화천 읍내에도 들러서 간단한 식사를 하였다. 시장앞 도로 하늘에 있는 산천어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닌다. 꿈을 꾸듯.
전원주택을 보러다닐 때는 겨울에도 와봐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경치좋은 여름에 와보고 집이나 터를 사면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있을 수 있어서라고 한다. 겨울에 와보고도 마음에 든다면 잘 고른 것이다.
산책도 그렇다. 겨울에 볼 것도 없는데 무슨 재미로 추위를 무릅쓰고 가느냐하겠지만 겨울 산책도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살아가는데 항상 즐거울 수만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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