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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읍 대흥2리 산책

푸른*들 2021. 12. 14. 14:23

양평 곳곳을 돌아보려고 생각을 먹은지 2년이 되어간다. 코로나로 더욱 친구들과 만나는 일정이 적어졌기에 양평에서 놀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횡성가는 길에 양평읍에서 가까운 곳에 못 가본 곳이 눈에 띄어 둘러보았다.

 

대흥2리 버스정류장 근처에 주차하고 마을로 들어갔다. 친환경농수산물유통 농협 물류창고가 보였다. 논과 밭들이 덩그러니 있는 들길을 가면서 띄엄띄엄 주택들이 있다. 목초지를 지날 때 강아지가 볼일을 본다. 강아지는 푹신한 곳을 좋아한다. 겨울 들녘에 파릇한 목초지가 있으니 눈이 시원하다.

주택들이 붙어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마른 나뭇가지들 위로 참새들이 날아다닌다. 그 사진을 찍느라 뒤에 자동차가 오는 것도 모르고 잠시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 기다려주는 좋은 사람을 만났다.

마을 어디를 가나 쉼터가 있다. 마을회관의 쉼터 말고도 운동기구 몇 개라도 설치하고 모여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평상같은 것 말이다. 그런 모습이 정겹다.

파릇한 꽃이 또 하나 있었다. 무꽃 같은 것인데 아주 작은 노란 꽃이 피어 황량한 마당에 아직 푸르게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도 그런 것일 것 같다. 그냥 존재하는 것 자체로 말이다.

마을 둘레길이라는 표지판이 있어 가보니 산 골짜기로 들어가는 곳이다. 언덕을 올라가며 교회 힐링수양관이라는 곳도 있다. 옆에 개울이 있는 좋은 곳에 있다. 개울 건너에 절같은 기와집이 보여 내려오는 길에 건너가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올라갔다. 사유지라는 팻말이 있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내려오며 작은 다리를 건넜다. 멋진 기와집을 보러 말이다. 옛날 우물터도 있다. 우물터를 지나 집 입구에 한 돌담을 지나 대문이 굳게 닫혀있다. 울타리 담을 따라 올라가니 마당이 보이는 더 커다란 대문이 있었다. 문 안쪽을 살펴보니 개인주택이었다. 커다란 바위로 정원을 꾸미고 청동 돼지 학 같은 조형물이 마당 가운데에 놓여있었다. 집 뒤로 개울로 내려가는 계단도 잘 만들었다. 정성 들여 지은 주인의 마음을 사고 싶다.

 

담담하게 때론 열정적으로 마을을 돌아본다.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다는 것은 비교하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특징이 있다. 사람을 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축 처진 내게 동네 한 바퀴는 새로운 일상을 선물한다. 일 주일동안 그 감동에 빠져서다.

https://youtu.be/g05z4Okpdx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