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 사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배과수원에서 배를 사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연꽃도 지고 갈빛 줄기만 남은 연밭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연밭이 있었나? 전에도 다닌 길인데 왜 못 봤지?”
같이 데리고 온 반려견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효지1리였다. 처음엔 효자1리인줄 알았는데 점이 빠졌다.
연밭은 효지저수지다. 저수지 둘레를 돌며 걷는 길에 낚시하는 분이 두 분 있었다. 걸어가면서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도 보았다.
연밭을 지나니 체육공원이다. 체육공원 구석에 김고길 효자정려비가 세워져있다. 얼마나 효자였길래 효자정려비가 있을까.
체육공원은 둘레길을 만들어 놔서 편하게 걷는다.
게이트볼장도 있고 축구장 테니스장도 있다. 둘레길에 남은 가을 몇 점을 주워가며 걸었다. 의자에 앉아 물도 마시고.
도로 건너편에 낮은 언덕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보였다. 올라가보니 어느 문중의 산소다. 몇 기가 있고 아직 비어있는 곳이 많다. 고운 잔디로 인해 푹신하다. 조금 높은 곳이라 아래 마을을 내려다보고 큰 숨을 한번 쉬고 왔다.
저수지에 남은 연이 인상깊다. 세미원에도 가봤지만 연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별로 가본 적이 없어 그런 느낌을 받아보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화려한 빛을 잃었어도 외롭지 않은 듯 물 위에 꼿꼿이 서있다. 젊은 날을 쉴 새 없이 살아온 노년의 모습처럼 보인다. 노년의 여유도 자랑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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