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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고추장 담기

푸른*들 2021. 3. 5. 23:14

안 하던 짓을 하면 나도 모르게 긴장한다. 잘못 할까봐, 잘못 될까뵈 은근히 걱정이 된다.

작년에 고춧가루를 빻으면서 고추장 거리도 300그램 곱게 빻았다. 빨갛고 고운 고춧가루를 받아서 집에 가져온 날 비닐 봉지를 열어서 따끈한 열기를 내보내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예쁜 인형같았다. 식은 후에 잘 보듬어서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 내년 2월에 고추장을 담그리라고 생각하면서.

냉동실을 열어서 고추장거리 고춧가루를 보면 고추장을 담궈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스친다. 날이 갈수록 생각의 무게는 무거워져갔다.

별러서 고추장을 담그는 법을 검색해보니 전통고추장과 간편고추장 담기가 자세히 안내되어 있었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전통고추장 담기는 도전해보기 어려워보여서 간편고추장을 담그리고 하였다. 준비물을 살펴보니 전통물엿이 필요하다. 조청이다. 마켓에서 조청을 주문하고 배달되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엿기름이 들어간 것을 사야 한다고 해서 자세히 살펴본 것이다.

고춧가루는 200그램만 하기로 했다. 물 한 컵을 끓여서 조청을 400그램 저어가면서 녹인후에 메주가루 100그램, 꽃소금120그램 소주80그램을 섞어서 만들었다. 소금은 모두 다 넣지 않고 간을 보면서 넣었다. 매실 엑기스를 넣는 분도 있지만 나는 단순하게 만들었다. 유리병에 넣어 2주간 두었다가 먹어볼 예정이다.

고추장이 맛있으면 좋지만 맛이 없어도 실망하지 않을 거다. 처음으로 해본 경험이며 도전에 내가 빠져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생각이다. 조금 찍어 먹어보니 메주 맛이 난다. 전통고추장같은 느낌이다. 맛이 괜찮으면 다시 새로운 재료를 추가하여 조금 더 만들어 봐야겠다. 조청도 남아 있고 메주가루도 남아 있으니 말이다. 보통 장담그기는 2월에 한다는데 선선하게 둔다면 언제 담궈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4년전에 된장은 담궈보았으니 내년에는 전통고추장을 담궈보는 도전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