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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여행

강촌 구곡폭포, 남양주 수종사 산책

푸른*들 2020. 7. 13. 10:03

이웃집에 커피를 내려주시는 분이 계시다.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땐 그 집에 가서 커피를 같이 마신다. 나이지긋한 분의 직접 원두를 가는 모습과 커피 물 내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오래전 수종사를 갔었지만 요즘에는 워낙 높아서 운길산에 못 올라가신다는 말씀에 남편이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같이 우리 차에 타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강촌에 먼저 들렀다. 강촌 폐역에는 벽화가 그려져 명물로 자리잡았다.

구곡폭포 주차장에 주차비 2천원을 내고 주차한 후 나무가 우거진 길을 걸었다. 더운 날씨를 이겨낼 수 있는 장소다.

삼십오분을 더 가면 문배마을로 간다. 우리는 구곡폭포만 갔다왔다.

가뭄이지만 폭포는 끊이지 않고 물줄기가 흘렀다. 장마가 지나고 나면 아마도 더 힘찬 모습일거다.

길 안내 표지판에 봄내길 구구리길, 물깨말 구구리길이라는 말이 재미있었다.

커다란 바위 둘레에 계단 데크를 만들어 모임장소로 만든 것도 아이디어다.

내려오는 길에 평상에 앉아서 가져온 커피를 마셨다.

강촌에 있는 흑염소탕을 찾을 수가 없어서 찾아나선 곳이 춘천 외곽의 어느 허름한 뚝배기염소탕을 하는 곳이었다.

생각보다 고기도 연하고 김치도 맛있어서 잘 먹었다.

오늘 길에 남양주 운길산으로 갔다. 저녁 4시가 넘어서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수종사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었다. 무릎도 안 좋아서 못 올라가시는데 수종사까지 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늦은 시간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돌로 만들어서 운치있는 길을 걸어올라갔다. 양수리 두물머리가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아름다운 절이다. 대웅전에 앉아서

무념무상의 시간을 조금 갖고 은행나무의 역사를 읽고 내려왔다.

사찰은 종교를 떠나서 우리 나라의 역사가 살아있는 곳이다.

정성을 담아 경치 좋은 곳에 짓는다.

내가 집을 지을 곳을 찾아다닌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어찌보면 똑같은 이치다.

사찰은 모든 사람들, 중생의 마음을 살리기 위한 것이고 주택은 한 가정의 마음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두 부부가 함께한 시간은 개인의 새 역사 한 장면이다.

행복한 여행의 단면이다.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