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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양귀비는 알 수 없다

푸른*들 2020. 5. 19. 22:46

꽃양귀비는 참 알 수 없다.

작년에 피고 지고 그 후 소식이 없더니. 올해 다시 그 자리에 작은 싹들이 옹기종기 올라왔다. 거기뿐이랴. 데크 앞에도, 자갈 길에도, 잔디에도 , 대추나무 밑에도 싹이 트더니 점점 반경이 두 손바닥만해졌다. 심지도 않은 것들이 다시 찾아주니 반갑다.

가냘픈 몸매라서 얼굴도 가냘프고 하루 이틀만에 꽃잎은 날려 떨어지고 만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살펴보면 또 다른 꽃이 올라와선 피어날 준비를 하곤 다음 날 핀다.

강렬한 주홍빛 입술같은 꽃이지만 피기 전의 고개숙인 모습은 할미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양귀비는 작은 모종일 때 옮겨심어야 잘 산다. 큰 놈을 옮기면 몸살을 앓는다. 자칫 시들어 죽기도 한다.

씨앗이 있다면 가을에 뿌려두어야 겨울을 나고 싹이 튼다.

일년초라고 하는 봉선화도 톡 터져서 나온 씨앗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다가 봄에 싹이 트니 양귀비와 마찬가지다.

작은 씨앗이 그렇게 단단히 준비를 하고 여름이 다가오는 5월에 꽃을 피우니 사람으로 치면 영리하고 대견하다.

 

때를 놓치면 양귀비꽃을 못볼 수도 있겠다 싶으니 지난 가을에 씨를 뿌려두어야 한다. 물론 바람이 뿌려주기 했지만.

새로 만든 꽃밭에도 모종을 옮겨 심어 수시로 풀을 뽑고 물을 주었더니 이제 꽃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씨가 떨어져 새 싹이 돋아나고 있다.

전원주택에 살면 시시콜콜한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 그래야 다음 해에 보고 싶은 꽃도 마음껏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