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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모종 사오고 관리하기, 머위나물 볶기

푸른*들 2020. 5. 3. 21:26

어제 사온 고추 모종 50개는 어제 저녁 먹고나서 심었다. 해가 길어져서 저녁을 6시에 먹고나서 심어도 어둡지 않아서 좋다.

 

오늘 아침 8시에 양평모종시장에 가서 고구마모종 한 단을 사왔다. 12000원이다. 3년전에는 8천원이었는데 많이 올랐다. 밤고구마는 없고 꿀고구마만 있다. 내가 고구마를 심는 이유는 한 겨울에 벽난로에 구워서 군고구마로 먹고 싶기 때문이다. 벽난로에 구울 때는 꿀고구마보다 밤고구마가 더 좋다. 꿀고구마는 너무 물렁거려진다.

고구마는 5월 중순경에 심어야 한다고 해서 묶은 단을 풀어서 페인트통같은 곳에 물을 나지막히 붓고 담궈놓았다. 그러면 뿌리가 난다.

다른 모종과 달리 고구마순은 비스듬히 뉘어서 심는다. 고구마덩굴은 뻗어나가면서 쉽게 뿌리를 내리는 걸 보면 키우기 쉬운 작물이다. 더구나 거름도 주지 말아야 한다. 거름이 많으면 줄기와 잎만 무성하고 뿌리로 영양분이 가지 않기 때문이란다.

 

이웃집에서 사달라고 했던 모종은 개수대로 맞춰서 갖다주었다. 가지 호박 여주 단호박을 샀다.

모종시장에 가면 텃밭농사를 하거나 전업 농부이거나간에 모종을 대하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고 작은 놈들이 무럭무럭 커나가길 바라며 애지중지 한다. 어떤 놈이 튼튼하지 살펴보고 구입을 안내하는 봉사자들에게 주문을 하기도 한다. 나도 더 튼튼한 것을 달라고 하니 이게 더 잘 자랄 거에요.’라며 내 말을 패스했다. 아마도 내가 아직 농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아는 눈치다.

 

오후에는 고추모종에 사이에 쇠막대를 꽂고 줄을 엮어 주었다. 모종이 좀 키가 큰 편이어서 쓰러지지 말라고 전보다 일찍 줄을 매었다. 줄을 맬 때도 모종을 심을 때도 두 사람이 같이 해야 시간이 덜 걸리고 쉽다. 농사일도 혼자서는 힘든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혼자서 살기 힘든데 농사도 그렇다.

 

<3년전 고구마밭>

이웃집 밭에서 저녁준비로 머위 이파리와 대를 잘라왔다. 밭에 물을 자주 주시고 거름을 많이 준 곳이라서 그런지 머위가 무성하고 굵게 자랐다. 얼마전부터 잘라가라는 것을 잊고 있다가 생각이 나서 잘라왔다. 몇 뿌리 얻어다가 우리 밭 구석에도 심었다.

이파리는 잘라서 따로 두고 대는 씻어서 껍질도 벗기도 데치는 과정이 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파리도 따로 데쳐서 쌈을 싸먹기로 했다. 대는 볶아서 소금, 우렁을 넣고 더 볶아서 들깨가루로 마무리하면 맛있다. 우렁대신에 건새우를 넣기도 한다.

한식 나물종류 반찬은 조리시간이 만만치가 않다. 밭에서 채취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반나절은 걸린 셈이다. 힘이 좀 들어도 좋아하는 식구를 위해 애써 내 노동시간을 보탠다. 맛있게 먹어주면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