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읍산에 갔다. 양평에 있는 산중에 가장 인상깊은 산이다. 남아프리카에 있는 테이블마운틴처럼 산정상이 약간 평지이고 전체적인 모양은 중년신사의 모자를 엎어놓은 것 같다. 언제고 꼭 그 주변에 가보고 싶었기에 식구들이 쉬는 토요일을 택했다.
내비를 켜고 안내하는 대로 갔더니 요양원 근처 목적지에 다왔다고 알려주어서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하였다.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라고 여겨지는 곳으로 가면서 연못을 보았다. 연밥이나 줄기가 마른 채로 올라와있는 것으로 보아 여름에는 연꽃이 피어 아름다웠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지 길의 흔적이 또렷하지 않으나 둘레길같은 작은 푯말이 노란 은행잎모양에 씌여있었다.
희망볼랫길이란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희망근로자들이 조성해준 길이란다. 추읍산과 용문산의 둘레길을 연결하여 이름지은 것이다.
땅도 푹신하고 낙엽이 있어서 무척 편안하고 그러면서도 등산의 맛을 알려주는 길이었다.
강아지도 길을 따라 잘 올라갔다. 처음 강아지를 자동차에 태우려할 때는 안타려고 해서 애를 썼는데 이젠 잘 탄다.
30분 정도 올라갔다가 다시 출발점으로 내려오는 내리막길인데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길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되돌아오지 않고 산수유마을길로 내려갔을 것이다.
자동차에 올라타고서 집까지 가는 시간은 25분 정도였으니 시간날 때마다 가볼만한 곳이다.
우리 집 거실에서 매일 바라만 보는 추읍산을 직접 가보고 나니 더 정겹다. 정상까지 올라가 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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