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으로 귀촌한지 2년이 되었다. 이제 겨울을 세 번째 맞이한다.
작년에 처음으로 텃밭에서 키운 배추로 큰집과 같이 김장을 해서 먹었다. 큰 형님이 서울에서 오셔서 이것저것 코치를 해서 맛있는 김치를 담궈서 나눠 먹었는데 올해는 혼자서 해보기로 하였다.
남편이 이웃의 텃밭농사 지도를 받아서 열심히 키운 배추라서 더 정성껏 하려고 마음먹었다.
2주일 전에 김장을 하려고 하니 이웃 아저씨가 절이는 것은 자기가 전문이라고 하면서 커다란 절임통도 갖다 주시고, 배추도 남편과 같이 뽑아주시고 다듬어 주시고 해서 절여 주었다.
알맞게 속이 든 배추와 갓, 쪽파와 대파, 무, 알타리까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무채도 쓱쓱 만들어 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다음 날, 미처 키우지 못한 생강과 돼지고기 수육, 생새우, 굴, 액젓을 사서 직접 말려 빻은 고춧가루로 김치양념을 하였다.
아침 일찍 남편과 같이 마당에서 배추를 씻어 놓았다. 마당에서 씻으니 아파트보다 더 쉽게 찌꺼기처리도 되고 빨리 씻을 수 있는 걸 느꼈다.
양념 속을 넣는 날엔 이웃집 할머니가 오셔서 같이 넣어주셔서 빨리 끝났다. 작년보다 김장배추를 조금 하기는 했지만 20포기 정도 했다고 하니 서울 사는 친구들은 그것도 많다고 한다.
귀촌하면 이웃을 잘 만나서 적응을 잘 해야 한다고 하는데......
텃밭의 채소 키울 때마다 이웃아저씨가 코치하는 대로 남편은 채소를 잘 키우고 나는 꽃밭 관리를 하면서 2년을 지내왔고. 코스모스 백일홍 한련 해당화 메리골드 백합 같은 꽃들이 늘 마당에 피어 있어서 행복한 시골살이인데다 고마운 이웃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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