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 다른 볼 일이 있어 왔다가 마을 입구로 가는 작은 다리를 보고 멈추었다. 다리를 건너 빈 곳에 주차를 하고 마을로 들어갔다.
소나무 분재를 키우는 곳에서 어깨 정도의 키까지 자란 소나무의 다양한 모습을 보았다. 작은 하천을 옆에 끼고 걷다가 장암1리 마을회관을 지나 문화유적지로 지정된 충장공 원호 원두표 묘역앞을 걸었다. 산소 여러 개가 마치 토성처럼 줄지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까이 올라가지 않아서 그렇지만 매우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올라가니 산 가까이 낙엽이 가득 깔린 길이 보였다. 짧은 길이지만 걸어보았다. 낙엽이 푸석푸석 소리를 낸다. 잠시 서서 심호흡을 하고 다시 내려왔다.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하면 된다’는 말을 히노 오키오의 <내일 세상을 떠나도 오늘 꽃에 물을 주세요>라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장암1리의 마을길이 시골길의 아름다움을 그다지 많이 보여주지 않지만 거친 삼베의 느낌을 주어 좋았다. 같이 간 식구들이 ‘다른 곳으로 가볼까’하고 말했지만 새롭고 처음 오는 마을이니 그냥 가보기로 해서 산책한 곳이었다. 잘 꾸미지 않은 모습 자체에 정이 간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도 좋다. 어떤 개는 거친 탁음으로 짖어대고 어떤 개는 맑은 목탁 소리로 짖어댄다.
집에 와서 원호, 원두표선생에 대해서 알아보니 원호는 선조 때의 무신으로 공을 세워 나중에는 여주 목사를 하였고 시호는 충장공이다. 원두표는 원호의 손자로 좌의정과 원평부원군을 지낸 문신이며 시호는 충익공이다. 기다랗게 조성된 묘역이 아래쪽부터 순서대로 해서 제일 위쪽에 원호의 묘역이 있다.
역사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옛날과 오늘날을 이어준다. 사상과 행적을 통해 조상의 모든 것을 후세에 전해주는 것이다. 묘역이 비록 그 가문의 것이지만 전해주는 가치가 있다.
묘역과 함께 있는 사당 소산사,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덕암교회가 특이한 구조로 와 닿는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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