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읍내에서 횡성가는 길로 달렸다. 도로 옆 마을 풍경은 하얀 눈과 함께 포근해 보였다. 빈 논과 들엔 눈이 하얗게 칠해놓았으니 말이다. 산에 눈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많이 녹아서 거친 머리빗마냥 틈새에 눈이 남아 있었다.
양동으로 가는 표지석이 눈에 띄어서 그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가서 바로 흑천 옆에 주차를 하고 다리를 건넜다. 건너자 마자 우측으로 길이 있다. 옆에 흐르는 길은 흑천이다.
얼어버린 흑천 한 귀퉁이에 얼지 않고 흐르는 물이 있다. 얼어버린 곳에서는 사람들이 눈을 뭉쳐서 놀던 모습이 보인다.
펜션으로 조성해놓은 10여개의 방갈로가 산뜻하게 늘어서있다. 지붕에는 태양광전기판넬이 설치되어 있다. 1박을 하고 나오는 엄마와 아이들을 보았다.
펜션으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를 건너서 가면 수미마을이다. 나중에 가봐야 겠다.
산길로 올라가는 비탈길에서 산으로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아.왼쪽길로 올라가니 주택가다. 도로명 주소를 보니 목장길이다.
예전 노래에 ‘목장길 따라 밤길 거닐어’라는 게 있는데 정말 목장길이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 도로의 끝까지 내려가면서 멀리 아까 건너던 다리를 보았다.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 소를 키우는 목장이 있다. 새까만 개가 매우 사납게 짖어대어서 부리나케 지나쳐왔다. 소들은 여물을 한가롭게 먹고 있었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만나서 조금 왼쪽 길로 가니 다리가 나왔다.
오늘 산책길은 정말로 ‘동네 한바퀴’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추운 날씨에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길이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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