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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여행

강원 횡성 갑천면 구방리 횡성호수길 5구간 A, B 산책길

푸른*들 2020. 10. 4. 21:32

양평에서 횡성은 1시간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다. 횡성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횡성호수길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으로 봐도 호수를 끼고 걷는 길이라면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목적지로 정했다.

양평에서 다닐 때와 달리 조금 먼 거리라서 간단히 먹을 것을 가지고 가야했다. 김밥, 샌드위치 그리고 깍아놓은 사과, 물 정도로 준비했다. 먹을 거리를 가져가면 조금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괜찮으니까 말이다. 강아지도 같이 데리고 다니는 거라서 강아지 간식과 물은 필수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인지 주차장이 여유가 있다. 중심을 이루는 상가 둘레에 주차공간이 있고 산책로 입구로 내려가서 또 다른 주차장이 있다. 한 옆에는 횡성에서 나오는 특산물과 음료를 파는 부스가 3개 있어서 산책한 후에 돌아보기로 했다.

입장료는 일반이 2천원, 어르신이나 장애인은 천원이지만 지역관광상품권으로 대체해서 주는데 갑천면에서 사용하면 된다.

매표소로 가기전 길옆에는 맨발로 걷는 지압길이 있다.

산책길은 공원으로 조성해놓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멘트나 블록길이 아닌 자연스런 흙길이다. 파쇄된 자갈을 깔고 마사토로 다져놓은 길이어서 정말 편하고 깔끔하다.

군데군데 자작나무를 통으로 잘라서 기린, 키다리 아저씨 등을 만들어서 벤치옆에 세워놓아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평상시에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보면 기분이 새로워진다.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찍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김이율 작가의 익숙해지지 마라, 행복이 멀어진다.’에 보면 아주 작은 것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고개를 들고 멀리 볼 생각만 하지 말고 고개를 숙이고 바로 앞의 작은 것들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자주 먹지 않던 김밥을 오늘 오랜만에 먹으면서 맛있어서 행복했고 재미있게 꾸며놓은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호수와 함께 어울어진 장면을 찍으면서 행복했다.

잔잔한 호수옆을 가까이 걷고 또 걸었다. 호수길은 남해안 해안선마냥 구부러진 산책길이어서 싫증나지 않는다.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호수길 5구간 A코스를 돌다가 숲속길같은 B코스를 돌아서 도착점으로 오는 내내 내 마음도 호수처럼 잔잔했다. 중간에 벤치에서 김밥을 먹고 쉬면서 말이다. 상가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집으로 오는 길, 오늘 나의 하루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세 시간의 산책만으로 하루는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