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전원에서 살아남기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행복여행

양평 옥천면 신복1리 혜순옹주묘, 강맹경묘역 그리고 숲길 산책

푸른*들 2020. 9. 20. 17:07

몇 번째 옥천면으로 산책을 떠났다. 옥천에 꽂힌 것일까? 양평의 마을길은 어딜 가나 정겨운데 옥천도 마찬가지로 옛 사람들 정취가 살아있어 화려하지 않다.

양평역에서 설악방면으로 자동차로 10분도 못 가면 백현사거리가 나온다. 거기서 우회전하면 용천리 가는 길이고 좌회전하면 신복리가는 길이다.

오늘은 신복리를 탐색해보고자 떠났다. 좌회전해서 잠깐새 신복1리 버스정류장이 나오면 우회전을 해야 혜순옹주묘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사실 혜순옹주묘를 가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근처로 가다보면 산으로 가는 숲길이 나올 것 같아 들어서게 된 것이다. 내가 간 곳의 도로명은 원퉁이길이었다.

똑바로 걸어가다가 보니 길이 막다른 골목이었다. 군부대 입구였던 것이다. 도로가 좀 넓은 편이어서 근처에 주차를 하고 내려와서 다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갔다.

도로 양쪽에 펼쳐진 논의 누런 벼이삭의 고개숙여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포근해지고 여기저기 제철을 만난 코스모스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어울어져 가을의 대표 그림을 그려주었다.

각자 개성있게 꾸며놓은 정원과 대문, 울타리를 보면서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이 얼마가 들었는지가 중요하지 않은 전원주택의 차림새였던 것이다.

전원주택 택지를 조성해 놓은 곳이 두 군데나 있어서 이렇게 외진 곳에도 택지조성을 하는구나 생각하니 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혜순옹주묘로 가는 길을 지나쳐 올라가니 캠프힐마을 슈타이너 학교 표지판보 보이고 산 가까이까지 들어선 오래된 집들이 마치 우리의 길을 안내해주는 것 같았다.

드디어 숲길이 나타난 것이다. 땅도 푹신하고 밤송이 껍질이 떨어진 길, 잣 열매가 떨어져 뒹구는 길을 만나니 반갑고 시원해서 그늘에서 물을 마시고 더 걷다가 내려왔다. 왕복 한시간 반 정도 걸으면 나의 목표는 달성된 셈이기 때문이다.

양평의 뚜벅이길이 자동차를 이용하여 하니 완전하지는 않지만 나름 산책의 원칙을 세워서 한다. 그 원칙이란 가는 곳까지는 자동차로 간다. 주차한 후에 한시간 반 정도 한다.’이다. 누구나 아는 유명한 곳도 가지만 숨어있는 자연스런 길을 찾아다니는 맛도 즐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