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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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심는 날

푸른*들 2020. 7. 4. 22:44

들깨 모종을 한 판에 팔천원 주고 사왔다.

몇일 후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오늘은 꼭 심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전에 산책을 하고 오후에 심기로 했다.

밭 두 이랑을 파고 정리하느라 남편은 땀을 뻘뻘 흘렸다.

한 줄은 마늘, 한 줄은 양파를 심었던 자리다.

비닐도 벗겨내고 말이다.

 

우선 땅밑 벌레들을 진정시킬 약을 뿌리고

들깨를 심는 자리는 양 옆으로 심었다.

간격은 60센티로 했다.

삽자루 망가진 것으로 구멍을 뚫고 모종을 넣어 심고 살짝 눌려서 심었다.

구멍이 좀 깊은 것은 흙으로 메꿔가면서.

어린 들깨가 네 줄로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귀엽다.

 

들깨는 두 놈씩 같이 심는다. 그래야 서로 견제를 해가면서 잘 큰다나.

어쩐지 작년에 떨어진 들깨싹들이 커서 옮겨심기도 했는데 크는 게 더뎠다.

이제는 컸지만. 두 놈씩 같이 몸을 맞대고 살도록 심어야 하는 것인데. 부부처럼.

알콩달콩 싸우며.

 

들깨밭에 풀이 나지 않게 비닐을 씌울까하는 남편

그러다가 다들 비닐을 안 씌우는데 나만 씌우면 안되겠지.

이집 저집 지나가다가 산책하다가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결론은 비닐을 안 씌우는 것으로. ㅎㅎ

텃밭농사에서 가장 힘든게 풀 많이 나는 것과 벌레 생기는 것

그러나 어쩌겠나.

같이 살아야지.

마음을 비우는 걸 풀과 벌레를 보면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