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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강상면 세월리 골안계곡 산중옛길 산적공원 다시 또 산책

푸른*들 2020. 5. 16. 22:01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가는 건 어떤 면에서 재미가 없을 수 있다. 미리 예습을 하고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 아는 것 같아 건성으로 듣고 공부하게 된다. 그러나 쉽게 이해를 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찾아내거나 더 깊이 있게 파고 들 수 있다.

 

나는 재미를 떠나 어느 정도 코스를 알고 있어서 실망은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는 산책길을 선택한 셈이다. 지난 번에 미쳐 살펴보지 않았던 부분을 자세히 보려고 애쓰기도 하였다.

 

세월리 다래마을을 지나 올라가다보면 전원주택이 잘 가꾸어져 있고 세월리 낚시터와 펜션에 여러 대의 차량이 있었다.

자동차를 중부내륙고속도로 고가 밑에 주차하고 올라가는 길에 이웃집찰스 계곡펜션도 있고 개울물이 흘러서 물소리를 듣기 좋았다. 그 물소리는 산적공원으로 가는 길 내내 내 마음을 흔들었다. 마음 속 찌꺼기들을 흔들어서 배출시키는 것같았다.

가면서 늘 보던 풀과 나무도 자세히 보며 어쩜 모양이 다 그렇게 다를까 생각도 한다. 비온 후라 뱀딸기 이파리도 텃밭에 있는 딸기 이파리처럼 크다. 사는 곳마다 어울리게 자라는 식물들의 당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등산로 표지를 보니 내가 다래골에서 올라간 것이고 화양리로 가는 길과 산적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넓게 닦아놓은 길은 임도마냥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폭이었다. 더 올라가니 새로운 도로 표지가 나왔다. 계속 직진하면 신화리인데 왼쪽 길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산적공원 가는 길이었다.

 

그 옛날 산적들이 모여 살던 곳, 망을 보는 망대와 초가집 두 채가 있었다. 주변에는 화장실과 모종, 편히 쉴 수 있는 곡선의 벤치까지 있어서 산책 후 쉴 수 있어 좋은 곳이다.

주차장에서 산적공원까지 50분 정도 걸렸다. 지난 번에 산적공원을 못 가 봐서 서운했었는데 이번에 다녀와서 궁금증이 풀렸다.

늦게 출발하여 시원한 날씨임에도 땀이 흘렀다. 예상한 대로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대만족이다. 내게 딱 맞는 편안한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