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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눔의 날

푸른*들 2021. 5. 28. 10:52

친구들이 놀러 왔다. 전날만 해도 비가 내려 온누리가 촉촉했는데 활짝 개어 친구들과의 만남이 즐겁다.

 

서울 사는 친구들은 다들 시골에 가서 사는 건 힘드니까 시골에 사는 친구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바로 내가 시골 사는 친구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나도 모르게 한다.

오전에 김밥과 과일을 사다 놓고 커피도 내려놓는다. 예가체프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길래 나도 한번 사봤다. 드립해서 먹어보니 부드러우면서 약간의 신맛이 난다. 커피같지 않고 다른 차 같다. 한동안 예가체프에 빠져서 지낼 것 같다.

 

김밥을 먹으면서 오디오북에서 들은 자산어보 이야기를 했다. 정약전이 유배지 흑산도에서 겪은 어촌의 이야기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서 더 진한 감동과 슬픔이 남는 이야기다. 작가가 소설로 각색하였고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도 재미있을 것이다.

 

텃밭과 꽃밭을 둘러보며 시장을 잘 보는 법을 일러주었다. 시금치는 어떻게 자르고 아욱은 어떻게 하는지를 말이다. 시금치는 뽑아도 되고 뿌리부분을 잘라주면 된다. 열무도 솎아내었다.아욱은 큰 것들만 중간부분까지 자르도록 했다. 친구들이 간 다음에 정리를 좀 더 하긴 했다.

대파, 머위, 돌나물, 자색깻잎도 정리했다.

종류별로 나눠서 신문지에 싸면서 즐거워했다.

 

친구들이 가고나니 허전하다. 부피는 크나 가지고 가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른다. 채소들은 다듬고 데치고 무쳐서 먹기까지 손이 많이 가니 말이다. 귀찮다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멀고 시간이 걸리는 양평에도 올 필요가 없다. 마음을 비우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해준 친구들인 만큼 요리하는 시간도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