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아래서 시를 읽고 텃밭을 가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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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하기, 양평 교평리 벚꽃길, 감자 심기 등등

푸른*들 2021. 4. 1. 22:25

아침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마당으로 나간다.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다. 기분이 좋다.

옆집에서 키운 벚나무가 하얀 벚꽃을 무수히 달고 빛난다. 멀리 강둑에도 벚꽃은 화려하게 수를 놓았다.

벚꽃 구경 가야 하는데 .’

마음은 그래도 텃밭이 먼저다. 텃밭이 기다리는데 어딜 가겠는가.

 

우선 감자부터 심었다. 감자씨를 잘라서 재를 묻혀 놓은 것이다. 위에다 흙을 5-6센티 덮으라고 하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비가 온 후에 살펴보고 흙을 더 덮어줄 것이다.

감자가 남아서 밭을 하나 더 만들었다. 너무 많이 사온 모양이다.

감자를 심은 후 취나물씨앗을 심을 곳을 정비했다. 흙이 내려오지 못하게 긴 나무막대로 경계선을 댄다. 단단해진 땅을 쇠스랑으로 파고 정리하여 취나물 씨앗을 심었다. 모래와 같이 섞어서 뿌리니 간편하다. 그리곤 남편이 살짝 긁어주듯이 흙을 덮었다.

 

오후에는 시금치와 아욱을 심을 곳을 정비하고 심었다.

심기전에 하는 일은 토양살충제를 뿌리고 오래 묵힌 퇴비를 뿌려서 뒤섞는다. 줄뿌림으로 하고는 부직포를 올려서 살짝 끌면 흙이 알맞게 덮힌다. 겨울에 심어놓은 시금치는 잘 자라서 뽑아 먹고 있다.

아직도 해야할 것이 남아 있다.

모종시장이 열리면 고추 상추 가지 호박 같은 것들을 사올 예정이다.

매년 하는 일인데 작년에 한 일이 생각이 안 난다. 몇 년이 지나야 익숙해질지 궁금하다.

점점 건망증은 늘어가고 물건 찾느라 허둥거리는데 말이다. 옆에서 듣는 이도 답답해한다.

본인도 그러면서 남이 그러면 걱정이 되나보다.

내일은 작년에 거두었던 상추씨앗을 좀 뿌려야겠다. 주말에 비온다고 하니 미리 해두면 편하다.

 

일이 끝날 즈음에 소나무 묘목이 배달되어 왔다.

심을 곳을 정해서 심었다. 호스로 물을 주면서 공기방울이 나오는지 살핀다. 다 나오고 나면 물을 그만 주어도 된다. 아직은 갸날픈데 20년 자라면 좀 커질 것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키를 키우지 않고 키우려고 한다. 나도 잘 배워서 소나무가 너무 크지 않도록 해보고 싶다. 하늘로 치솟으면 전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이 있다 싶으면 인건비가 꽤 비싸다. 시골에 산다고 그러는지 서울처럼 합리적인 가격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이젠 사람을 가장 중요시해서 그런가 싶다. 말로는 그러면서 사람을 소중히 하지 않는 사건사고도 잦아서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