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강위에 쌓였던 눈이 많이 녹아가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연의 모습이다.
조금 따스해지니 쌓인 눈들이 녹아서 길도 잔디도 촉촉하다.
걷는 내내 춥지 않아서 힘들지 않았다.
달라진 모습을 찾아 사진을 찍는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마냥 찾아내서 찍고 나면 기분이 괜찮다.
논이었던 땅에 흙이 채워지고 있는데 4년새 많이 채워졌다. 넓은 땅이니 그렇게 걸렸다.
산쪽으로도 깍아낸 땅에 계속 흙이 높이 채워진다.
또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걱정이 된다.
걱정할 것도 없지만. 아마도 집이 들어서겠지.
녹은 눈들이 흙속으로 스며들어 겨우내 땅속 깊이 파고든 뿌리들을 촉촉이 할 것 같다.
그러고 나면 또 새로운 추위와 싸우면서 말이다.
이젠 대한도 지났고 입춘이 되길 기다린다. 봄날이 오면 또 봄날은 가고 여름날이 오듯이 시간은 간다.
얼마전 빌려온 책의 제목이 ‘행복한 사람은 있는 것을 사랑하고 불행한 사람은 없는 것을 사랑한다’였다.
감동을 주는 말이다. 나는 불편한 사실에 억메어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도 많은데. 마음을 거꾸로 먹으니 행복해진다.
책의 저자도 힘든 날을 보냈다고 한다. 21세에 미혼모가 되어 혼자서 18년동안 아이를 키우고 자퇴한 후에 다시 학교를 다니고 대학을 다닌 이야기며 직장에 들어가서의 삶까지 헤치고 나온 용기를 보면 감탄한다.
인생을 등에 지면 짐이 되지만 가슴으로 안으면 사랑이 된다는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추운 겨울도 춥다하지 말고 추워서 좋은 점을 생각해보니 살만하다. 추워서 난로를 때서 고구마와 계란도 구워먹으면서 지낼 수 있다.
살게 하는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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