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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원덕역에서 용문방향 흑천길(가무내길) 산책

푸른*들 2020. 12. 28. 20:15

흑천에 하얀 손님이 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이 하얀 겨울 손님을 맞이하여 단단히 껴안고 있다. 눈까지 내린 곳은 더 하얗다.

다녀간 사람들의 발자국, 강아지 발자국, 고양이 발자국까지 자연스런 무늬를 그렸다.

전에 못 보던 안내표지가 있어 보니 이 길이 가무내길이란다. 바로 흑천이다. 한 구석에는 평해길이라는 것도 있다.

 

공세리, 신내리가 있는 도로를 지나가다가 다리를 건너자 마자 흑천으로 내려가서 빈터에 주차를 했다. 여러 번 본 모습인데 오늘은 겨울풍경에 얼음판으로 운치를 더했다.

 

추읍산이 보이는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다. 아침 나절의 찬 기운이 낳은 산물이다.

화가들이 그리고 싶어하는 먹물의 도를 알 수 있다. 흑천을 건너면 추읍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도 있다. 이미 가본 길이라서 이번에 가지 않았다.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아 천천히 걸으면서 내 몸을 단련시킨다.

누가 말했던가. 겨울은 다이어트의 계절이라고. 텃밭에, 과일나무에 살던 벌레들을 잠재우는 시기이니 말이다. 배추 갉아먹던 배추벌레들도 사라지고, 하얀 선녀벌레도 사라지고 어디선가 자기만의 방법으로 고치를 틀고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내년을 위해.

 

나의 소중한 겨울이 가기전에 나름의 성적표를 산출해야할텐데...건강이 받쳐주도록 무언가 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