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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양서면 대심리 한여울길 마을 산책

푸른*들 2020. 12. 19. 23:02

이미화 작가의 책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를 읽고 있다.

작가는 영화에서 얻은 감동을 포인트 레슨하듯이 자신의 삶과 엮어서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

그러니까 작가겠지.

런치박스라는 영화이야기에서 얻어낸 타이틀은 이 열차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이다.

잘못 배달된 런치박스에 얽힌 이야기이다.

그렇듯 나도 오늘은 신원역 근처의 강변공원을 가기로 했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대심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웃집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대심리는 눈이 오면 밖에 나올 수가 없어서 갇힐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외진 곳이고 경치가 아름다운 강변이어서 그럴 거라는 짐작을 했다.

언제 다시 한 번 대심리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부러 무언가를 꾸민 듯 새로운 일이 벌어졌다.

양평읍에서 국수역을 지나서 우측으로 길을 빠져나가니 홈마트가는 길과 대심리로 가는 길이 나와서 대심리로 들어갔다.

버섯모양의 건물 식당 겸 카페 예마당을 지나 바로 아래에 강을 바라보며 주차장이 있다. 자세히 보니 낚시터로 사람들이 자주 오는 곳이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올라갔다. 숲으로 가는 것 같은 길도 나오고, 길이 더 이상 없어서 다시 돌아나와 다른 길로 가니 숲속의 고개길이었다.

마을길을 걸으면서 숲길을 만나면 횡재를 한 듯 기분이 좋다. 이 마을에 오길 잘했다는 만족감이 서서히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리막길로 가다보니 강가에 님프의 정원이라는 곳도 있다. 다양한 집들의 대문을 감상하며 가다가 연수원같은 집도 보고 대심2리 마을회관도 만나고 상심교회도 만났다. 또 다른 교회도 만났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작은 마을에 교회가 둘이나 있다.

 

교회 주차장에서 한번 마을을 휘둘러보니 양평시니어센터도 보이고 전에 신원역에서 강변마을을 산책하며 올라온 길과 만나는 지점까지 온 것이다. 내 머릿속에 막혔던 핏줄이 뚫린 느낌이다.

, 이 길이 그 길과 만나는 곳이구나.’

시원하게 내 머릿속의 지도를 완성하고 다시 되돌아서 주차장까지 왔다. 가던 길과 오는 길이 많이 겹치지 않는지라 지루할 틈이 없이 걸었다.

 

날렵하게 지붕 처마를 한 저 건물은 무엇일까 생각하기도 하고, 울타리가 특색있네, 재료가 무얼까 살펴보며 걷는다. 집에 와서 지도를 보니 오리온 연수원이다.

 

눈이 오면 대심리 사람들은 외부와 단절될 정도로 불편하다는 말에 이해가 간다. 강변도 있고 산길도 있고 아마도 날씨도 더 추울 것 같은 곳이다. 경치가 그만큼 아름다운 마을이다. 택배를 하는 분들이 하는 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