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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여행

양평 양자산 산책길

푸른*들 2021. 7. 25. 21:08

날씨가 산책하기 좋은 날이었다. 뭉게구름도 파란 하늘에 둥실 떠있어 아침 나절에 흘린 땀은 노동의 피곤함을 잊게 하는 날이다.

‘강아지 데리고 산책할까?’

생각할 새도 없이 주섬주섬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강아지 산책할 때마다 간식 넣어가지고 가는 가방을 둘러멨다.

데크로 나가기만 하면 꼬리를 흔들며 울타리를 빙빙 돌며 어쩔줄을 몰라 하는 강아지에게 가슴줄을 맸다.

 

처음 자동차에 태울 때는 안타려고 해서 겨우 안아서 태웠던 강아지가 이젠 제법 스스로 올라가 뒷자석에 서있다.

강아지를 자동차에 태워 전에 갔던 세월리 낚시터로 향했다.가는 길에 코바코연수원 맞은편에 올라가는 진입로를 보고 무슨 길인지 서로 궁금해 하였다.

세월리쪽 길이 잘못 들어서인지 이리저리 헤매다가 궁금해하던 진입로로 가보았다.

예상외로 주차장도 있고 산으로 올라가는 자연스런 흙길이 있었다. 새로운 길을 발견한 기쁨도 있고 완만한 경사와 나무로 우거져 그늘진 길이어서 산책하기 좋았다. 우리는 의외의 결과에 만족하며 산을 올라갔다.

 

양평에 온지 2년 6개월이 되어가는데도 근처에 있는 양자산에 올라가보지 못했다. 양자산에 대해 궁금해 하던 차에 등산로는 아니지만 양자산 진입로를 발견하고 산책했으니 오늘은 횡재한 날이다.

더구나 양자산 산길은 잘 다듬어지지 않은 황토길이었다. 인공적으로 자갈을 깔거나 매트를 깔거나 시멘트포장을 하거나 한 길이 아니었다.

시골에 와서 기분 좋은 것 중에 하나가 흙길을 자주 밟아보는 것인데 바로 그런 길이었다.

앞으로도 자주 가보고 싶은 길로 내 마음 속에 올렸다.

 

생각지 못했던 일로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니 이럴 때 행복한 느낌을 갖는 것이겠지.

얼마전에 강아지 데리고 마을길을 산책하다가 이백원을 주웠다. 길가 풀들이 엉성하게 나는 곳이어서 부담없이 주울 수 있었다. 큰 돈이 아닌 작은 돈이 오히려 더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편안함이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직장에 다닐 때도 그 직장이 얼마나 편안한가에 따라서 점수를 매기는 편이다. 몸이 편안하면 마음이 고달프고 마음이 편안하면 몸이 고달픈 곳이 있다. 그 중에 나는 마음이 편안한 쪽을 선호하는 셈이다. 힘들게 일을 하더라도 마음이 편안한 쪽은 팀웍이 잘 되는 부서다.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 잘 하는 분야를 나눠서 해나가면 아무 일도 안 하고 편안한 부서보다 일은 많더라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무엇이든 나눠주고 싶고 함께 있고 싶은 팀원들이 된다. 그게 바로 생각지도 못했던 행복이 아닐까?

행복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하는 건가 보다. 먹이사슬처럼 연결고리를 이어가다 보면 종착지에는 행복이 두 팔 벌려 맞이하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