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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설악면 위곡리 마을 산책

푸른*들 2021. 5. 20. 22:45

양평에서 설악면을 가자면 유명산을 지나서 간다. 굽이굽이 휘어진 고갯길을 지나면 평지가 된다. 가평양떼목장카페가 눈에 띈다. 양평에 있는 양떼목장에도 못가봤는데 아이들 데리고 한번 가봐야겠다.

또 한번의 한우재고개를 지난다. 고개가 많다는 것은 경치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나름 해석하고 있다. 설미재미술관도 있으니 말이다. 산책이 우선이니 미술관은 지나친다. 설악IC교차로를 지나면 설악면 행정복지센터가 사거리근처에 있다. 병원도 있고 마트도 있는 복잡한 도심지의 느낌이 든다.

설악면으로 산책을 오게된 것은 설악산이 생각나서이다. 이름만큼 좋은 산책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면사무소가 있는 회전교차로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자전거족들이 가는 쪽으로 따라갔다. 지나가면서 골프장 안내판도 보이지만 산책할 수 없는 곳이니 마을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멈춰서 심호흡을 하고 결국 설악왕갈비 식당 길건너에 커다란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그늘에 주차를 하였다.

 

오던 길로 오십 미터쯤 가니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왔다. 집집마다 작은 텃밭과 꽃밭을 가꾸어 빨갛게 핀 작약, 해당화, 자라고 있는 접시꽃, 고개숙인 매발톱꽃을 보며 걸었다. 밭에서 풍성하게 핀 파꽃을 보고 사진도 찍으며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마을길을 걷다가 말게 되나 하면서 가는데 좀 더 올라가니 숲길처럼 그늘진 길이 나왔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가 물도 먹이고 잠깐 물놀이 시키고 나왔다.

삼십 분쯤 걸어서 되돌아 나오다가 다른 길로 걸어내려가니 올라올 때 갈라진 길이었다. 안가본 길로 다시 걸어나오니 서락 일리온 진입로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왔다. 바로 설악왕갈비 식당 앞이었다. 다음에 다시 오면 서락 일리온까지 가봐야겠다.

 

위곡리 산책길은 금상첨화다. 마을도 둘러보고 물길도 있고 숲길도 있다.

동네 한바퀴 돌 듯 걷다가 아카시 향기인가 하고 둘러보니 찔레꽃이 피어있었다. 향기로운 찔레꽃 향기를 맡으며 걸으니 다리에 힘이 생긴다.

 

안전지대에 머물며 안주하지 말고 벗어나라는 글을 쓴 작가 피터 홀린스의 말대로 산책은 안전지대를 벗어나게 해준다. 새로운 마을 풍경도 보고 어떤 산책길일지 기대감에 부풀어서 걸으니 그렇다.

때론 산책길이 별로여서 기대감이 무너져 내린 적도 있지만 두렵지 않다. 별로라는 그 모습도 내겐 새로운 자극을 준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내게 해보니 이젠 좀 면역이 생겼다. 깨어나는 시도 자체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내일은 또 새로운 산책길에 나설 것이다.